관세압박 속 국내기업 첫 발표…"우호 분위기에 다른기업 투자 이어질듯"
정의선, 바이든 이어 트럼프 만나 투자 '선물'
투자 발표하는 정의선 회장 |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현대차그룹이 24일(현지시간)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국내기업으로 처음으로 210억달러(31조원) 규모의 대규모 대미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국내 경제인으로는 처음으로 두 번째 임기를 맞은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다.
이날 현대차그룹의 발표는 일본 IT업체 소프트뱅크, 대만 반도체업체 TSMC에 이은 대규모 대미 투자 계획으로, 다른 국내 기업도 대미 투자 행렬에 동참할지 관심이 쏠린다.
현대차 투자 발표에 함께한 트럼프 대통령 |
◇ 관세압박 속 국내기업 첫 발표…"다른기업 투자 이어질듯"
2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투자 발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부과 예고를 통해 타국 기업들에 현지 투자와 생산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나왔다.
대미 수출 비중이 큰 한국 기업들에겐 가장 효과적인 관세 대응 방안으로 미국 현지 생산 강화가 꼽혔다.
현대차그룹의 발표는 경쟁국인 일본, 대만의 대표기업들이 트럼프 대통령 취임에 발맞춰 대규모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한 뒤 이뤄졌다.
지난 1월 일본 소프트뱅크는 챗GPT 개발사 오픈AI와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과 손잡고 합작회사 '스타게이트'를 만들어 미국의 인공지능(AI) 산업에 최소 5천억달러(718조원)를 투자하는 안을 발표했다.
이달 초에는 대만 반도차업체 TSMC가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한 뒤 미국에 1천억 달러(약 145조9천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스타게이트 설립 계획에는 "우리는 이것(AI 기술과 인프라)을 미국에 두고 싶다"고 말했고, TSMC 투자에는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인공지능(AI) 반도체는 바로 이곳 미국에서 만들어질 것이며 상당 부분을 TSMC가 만들 것"이라고 치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대차의 대미 투자 발표 장소로 기꺼이 백악관을 내줬다. 또 정의선 회장의 발표를 지켜보며 "현대차는 대단하다", "정의선 회장을 만나 영광이다"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또 그는 전 세계가 미국의 관세정책에 이목을 집중한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이 미국에서 철강을 생산하고, 자동차를 만든다"며 "그 결과 그들은 관세를 낼 필요가 없어졌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유연성'이라는 단어를 언급하며 미국 경제에 기여한 국가나 기업에 관세 유예 가능성을 시사한 만큼 현대차그룹과 트럼프 대통령 간의 우호적 분위기는 이러한 동참을 가속하게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재계 관계자는 "누군가 첫 스타트를 끊어야 했는데 현대차그룹이 그 역할을 했다”며 "국내 기업들의 대미 투자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정의선 회장 등 현대차그룹 경영진 |
◇ 정의선, 바이든 이어 트럼프 만나 투자 '선물'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투자계획을 발표한 정의선 회장은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트럼프 대통령을 처음으로 만난 국내 경제인이 됐다.
정 회장은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2017년 11월과 2019년 6월 한국을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과 다른 대기업 총수들과 함께 만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임에 성공한 후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한화그룹 김동관 부회장 등 국내 경제인들이 취임식에 초청되긴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과의 공식적 만남이 알려진 것은 정 회장이 처음이다.
정 회장과 지난 2월 샌디에이고 토리파인스 골프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아들이자 2기 행정부 '실세'로 통하는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그의 딸 카이 트럼프와 동행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정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전임인 조 바이든 전 대통령과도 독대한 경험이 있다.
지난 2022년 5월 바이든 전 대통령이 내한했을 때 정 회장은 그를 단독으로 만나 총 105억달러에 달하는 미국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정 회장은 이날 미국 조지아주에 준공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 50억달러, 로보틱스와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자율주행 소프트웨어(SW), 인공지능(AI) 등 신산업 분야에 55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viv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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