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욱 커넥티드그라운드 대표 |
서울시가 토지거래허가제(토허제)를 해제한 지 34일 만에 재지정하며 시장에 일대혼란을 야기했다. 사실 단순한 번복이 아니라 신규 토허제 재지정은 강남·서초·송파·용산 4개구 전체 약 40만가구가 대상이라 종전 대비 수십 배 강한 적용이라 할 것이다.
당장은 토허제 재지정예고일까지 한 주 동안 매우 혼란스러운 시기를 보냈을 4개구의 주택매매자들에게만 이런 혼선이 작동하겠지만 6개월 동안은 서울 전역이 여러 혼선에 휩싸여야 한다. 특히 당장 토허제 해제지역과 인접한 지역인 강동·성동·마포구 등에 영향이 있을까 촉각이 곤두선 상태다. 이들 지역으로 풍선효과가 퍼진다면 서울 전역에 전파될 수 있다는 점에서 예의주시해야 할 사항이다. 특히 2020~2021년 토허제 때문만은 아니지만 서울 대비 경기도가 초과상승한 적이 있고 이것이 현재 경기도 과상승 및 매수자들의 역전세 및 가격하락에 따른 심대한 침체로 이어졌음을 현시점에 목도해서다.
문제는 토허제로 인해 부동산 시장의 서울중심론이 더 심화했다는 것이다. 가뜩이나 2023년부터 주택시장이 철저히 서울 중심으로 흘러갔는데 이런 재료를 시장에 투척하면서 더더욱 시장의 관심사가 서울 중심이 되도록 했다는 점에서 지방에 대한 투자심리가 더 냉각될 가능성이 높고 '가격이 관심'이라는 유명한 격언처럼 지방 미분양 사태가 더 극심할 수도 있어 그 파급효과를 쉬 장담할 수 없다. '가격상승이 마케팅'이라는 유명한 증시 격언처럼 가격이 상승하는 자산으로 자본쏠림이 심화하는 것을 우리는 2017~2021년 4년간 봤왔다. 이런 일이 재연되지 말란 법이 없다. 이는 반대급부로 지방의 미분양 심화와 침체 장기화 및 심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
애초 토허제는 가격급등기인 2020년 지정됐기에 가격급락기인 2022년 말이나 2023년 초에 해제했음이 마땅하다. 그러나 이 기간에 해제하지 않은 것을 당시에도 정치적이라고 평가하는 사람이 없지 않았는데 올해 2월에 해제한 것은 정치적 의도가 상당해 보인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리고 그 결과 한 달 동안 시세 급상승과 재지정으로 일단락됐다. 이후 시장이 안정세를 찾아간다면 토허제에 대한 환상이 다시 퍼질 것이고 이는 어렵사리 정상화하던 시장에 규제의 역설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부동산 시장에 규제가 남발될 때 시장은 예상할 수 없는 방향으로 갈 수 있음을 우리는 지난 정권에서 충분히 경험했다. 서울시는 이러한 과거 사례에서 학습효과가 없을 정도로 주택정책에서 무능함을 이번에 드러낸 것이라 할 수 있다. 한국 지자체 중에선 가장 앞선 집단이라 할 수 있지만 과연 수천조 원의 부동산 시장에 적합한 정책을 내는 지자체인지 자문할 시점이다.
채상욱 커넥티드그라운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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