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고한 사람을 죽여 큰 죄를 저질렀어요. 이렇게 된 마당에 후회한들 무슨 소용인가? 내가 세상을 배신해도 세상이 날 배신하게는 안 해."
동탁을 살해하려다 실패한 조조. 도망 길에. 사소한 오해 때문에 환대를 베푼 사람들조차 모두 죽입니다. 그러고도 아무 반성이 없습니다. 희대의 '간웅'으로 불리는 이유입니다.
헌법재판소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탄핵심판을 기각했습니다.
"피청구인이 비상계엄 선포의 절차적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하여 적극적 행위를 하였거나 소추 관련 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나 객관적 자료는 찾을 수 없습니다."
헌법재판관 임명 문제 말고는 아예 증거도 없고, 객관적 자료도 없다고 했습니다. 민주당 탄핵소추가 9전 9패를 기록했습니다.
게다가 민주당 내에서는 자신들이 탄핵소추를 하고도 기각을 예상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만큼 졸속이었다는 거죠. 하지만 누구도 사과하거나 누구도 책임지지 않습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최상목 전 대통령 권한대행을 탄핵한다고 합니다. 30번째입니다. 증거나 근거가 박약해도 밀어붙이겠다는 건지, 나라 경제가 엉망인데 책임자가 없어도 괜찮다는 건지 알 수가 없습니다. 권한을 남용하면 반드시 대가가 따른다는 사실, 명심해야 합니다.
민주주의 연구로 저명한 후안 린츠 교수는 대통령 중심제가 운영이 어려운 제도라고 합니다.
"대통령과 입법부 다수의 의견이 다르면, 해결할 수 있는 민주적 원칙이 없다." (Juan J. Linz, The Perils of Presidentialism)
교착상태가 지속되면 대통령이 무리하거나 군대가 개입하려는 유혹이 커진다는 겁니다. 남미가 대표적이고, 우리도 1987년 이전엔 그랬습니다. 40년 만에 이 땅에서 그런 일이 또 벌어졌지만, 파국을 막으려면 상대를 적이 아닌 경쟁자로 인정하고, 법이 부여한 권력을 최대한 절제해야 합니다.
"제가 50년 가까이 모신 우리 국민 대다수는 나라가 왼쪽으로 치우치는 것도 오른쪽으로 치우치는 것도 원치 않으셨습니다. 다만 위로, 앞으로, 올라가고 나아가기를 원하셨습니다."
국민의 뜻이 어디 있는지, 나라의 운명을 어떻게 되살릴지 곰곰이 생각할 때입니다.
3월 24일 윤정호의 앵커칼럼, '책임지는 사회' 였습니다.
윤정호 기자(jhyo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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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탁을 살해하려다 실패한 조조. 도망 길에. 사소한 오해 때문에 환대를 베푼 사람들조차 모두 죽입니다. 그러고도 아무 반성이 없습니다. 희대의 '간웅'으로 불리는 이유입니다.
헌법재판소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탄핵심판을 기각했습니다.
"피청구인이 비상계엄 선포의 절차적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하여 적극적 행위를 하였거나 소추 관련 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나 객관적 자료는 찾을 수 없습니다."
헌법재판관 임명 문제 말고는 아예 증거도 없고, 객관적 자료도 없다고 했습니다. 민주당 탄핵소추가 9전 9패를 기록했습니다.
게다가 민주당 내에서는 자신들이 탄핵소추를 하고도 기각을 예상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만큼 졸속이었다는 거죠. 하지만 누구도 사과하거나 누구도 책임지지 않습니다.
민주주의 연구로 저명한 후안 린츠 교수는 대통령 중심제가 운영이 어려운 제도라고 합니다.
"대통령과 입법부 다수의 의견이 다르면, 해결할 수 있는 민주적 원칙이 없다." (Juan J. Linz, The Perils of Presidentialism)
교착상태가 지속되면 대통령이 무리하거나 군대가 개입하려는 유혹이 커진다는 겁니다. 남미가 대표적이고, 우리도 1987년 이전엔 그랬습니다. 40년 만에 이 땅에서 그런 일이 또 벌어졌지만, 파국을 막으려면 상대를 적이 아닌 경쟁자로 인정하고, 법이 부여한 권력을 최대한 절제해야 합니다.
국민의 뜻이 어디 있는지, 나라의 운명을 어떻게 되살릴지 곰곰이 생각할 때입니다.
3월 24일 윤정호의 앵커칼럼, '책임지는 사회'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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