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훈 강원대 교수, 의협 연구원 포럼서 "학생들은 돌아와 실리 챙길 때"
경기도의사회장 "앞길 창창한 의대생에게 돌아가라고 하는 게 어른 도리"
개회사 하는 안덕선 의협 의료정책연구원장 |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고미혜 기자 = 의대 증원 등 정부 정책에 반대해 학교를 떠난 의대생들을 향해 "이제 그만 학교로 돌아가라"는 선배 의사들의 소신 발언이 잇따랐다.
강석훈 강원대 의대 교수는 24일 대한의사협회(의협) 의료정책연구원이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의과대학 증원과 의학교육의 문제'를 주제로 개최한 포럼에서 "(현 상황은) 어른들이 책임을 져야 하지, 왜 무고한 학생들이 피해를 봐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며 "투쟁은 교수가 할 테니 학생들은 이제는 돌아와 실리를 챙길 때"라고 말했다.
강 교수는 의대생들이 의학 교육의 공백을 겪으며 상당히 불안해하고 있다면서 "의대생들은 이제 막 배우고 성장해 나가야 하는 시기인데, 교육의 기회라는 가장 소중한 걸 걸고 일년을 보내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이어 "소중한 시간을 또 걸어야 하는 상황이 안타깝다"며 "이제는 의대생이 아닌 의대 교수들이 그 짐을 짊어지자는 것"이라고 발언 취지를 부연했다.
발언하는 이동욱 경기도의사회 회장 |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의료계의 투쟁은 전공의가 버려진 이후 이제는 자식 같은 의대생들에게 모든 것을 기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무도 위기에 처한 의대생을 도와줄 계획이 없다면 앞길이 창창한 의대생들은 그만하고 돌아가라고 하는 것이 어른의 도리"라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지금 의대생들이 유일하게 투쟁하며 피를 흘리고 있는데 선배들이 어떤 고통도 분담하지 않고 있는 것은 정말 옳지 않다"며 '소신 발언'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의료계 대표단체인 의협이 책임 있는 결정을 해야 하는데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시간만 끌면서 피해를 극대화하고 있다. 자해행위나 마찬가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지금까지 의료계는 대체로 전공의와 의대생의 '단일대오'를 지지하는 목소리가 주류였으나 최근 각 의대가 설정한 의대생 복귀 마감이 차례로 도래하고 있는 가운데 후배 의대생들의 희생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점차 힘을 얻는 모양새다.
조용한 의과대학 강의실 |
이날 의료정책연구원 포럼에서는 정부의 의대 증원으로 인해 의학교육이 하향 평준화될 수밖에 없다면서, 특히 임상 실습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다.
채희복 충북의대 교수는 "(정부의 의대 증원으로 인해) 실습과 참관 기회가 줄어들고, 인체 모형 시뮬레이션을 통해 배운 지식을 검증하기도 어렵다"며 "졸업생들의 교육의 질이 저하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25학번을 비롯한 증원된 의대생에 대한 교육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채 교수는 의학교육 정상화를 위한 해결 방안으로 "교수 요원의 확보, 시설 투자가 필요하다"며 "늘어난 의대생을 모두 소화할 수 없으므로 지역 2차 병원과 업무협약을 맺어서 임상 실습을 파견 보내는 방법도 고려할 만하다"고 밝혔다.
장재영 서울대병원 사직 전공의는 "의학교육의 가장 핵심은 실습"이라며 "얼마나 많은 학생을 직접 실습에 참여시키느냐가 핵심인데 현재 (증원된) 상태에서는 할 수가 없다"고 우려했다.
현재 휴학 중인 의대생 강기범 의협 정책이사 역시 "이미 의대별 임상 실습 교육의 편차가 커 개선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정부가 이 와중에 의대생만 늘리는 정책을 강제로 추진한 것"이라며 "낙수효과로 늘어난 의사를 지역에 남게 하는 정부의 계획은 지역의료의 신뢰성 하락으로만 귀결될 뿐"이라고 지적했다.
의료정책포럼 '의과대학 증원과 의학교육의 문제' |
jandi@yna.co.kr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