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퓨리오사AI, 메타 1.2조 인수 제안 거절한 이유는?

퓨리오사AI, 메타 인수제안 거절…"독자적 AI칩 개발·양산"

레이게이드 성능 평가·투자 유치 청신호 등 고려 독자생존 결정

퓨리오사AI 제공

국내 인공지능(AI) 반도체 설계 기업 퓨리오사AI가 메타의 인수 제안을 거절했다.

24일 반도체 업계 등에 따르면, 백준호 퓨리오사AI 대표는 이날 사내 공지를 통해 메타와의 인수 협상을 진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메타 측에도 이미 매각 불가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퓨리오사AI는 경영권을 해외에 넘기지 않고 '레니게이드' 등 독자적인 AI 칩 개발 및 양산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회사는 엔비디아의 AI 반도체에 비해 비용 효율적인 신경망처리장치(NPU)인 '워보이'와 '레니게이드'를 자체 개발해왔다. 특히 레니게이드는 AI 반도체 가운데 처음으로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 메모리(HBM3)를 탑재했으며 올해 하반기 본격적인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레니게이드는 엔비디아의 최상위 추론용 AI 칩인 'H100'의 다음 단계로 평가받는 'L40S'와 유사한 성능을 보이지만 전력 소모는 150W에 불과해 L40S(350W) 대비 두 배 이상 에너지 효율적이다.

퓨리오사AI가 메타의 인수 제안을 거절한 배경에는 최근 진행한 레니게이드 성능 평가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얻은 것이 작용했다는 전언이다. 독자적인 칩 개발과 양산이 해외 매각보다 실익이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퓨리오사AI는 LG AI연구원, 사우디 아람코 등 국내외 주요 기업들과 함께 레니게이드의 성능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메타는 지난해 10월부터 미국, 이스라엘 등지의 AI 팹리스 업체들을 대상으로 인수합병(M&A)을 추진해 왔고, 퓨리오사AI를 유력한 인수 대상으로 보고 협상에 나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메타는 자사의 AI 모델 학습과 추론에 최적화된 자체 칩을 설계하기 위해 AI 팹리스 스타트업 인수에 주력해왔다.

업계에서는 퓨리오사AI의 기업 가치를 약 8천억 원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메타의 인수 제안가는 8억 달러(약 1조2천억 원)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동시에 퓨리오사AI가 최근 투자 라운드에서 안정적인 자금 조달 가능성을 확인한 점도 인수 협상 결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 퓨리오사AI는 산업은행으로부터 300억 원 규모의 투자의향서(LOI)를 받았으며, 향후 한 달 내에 총 7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할 계획이다.

세계 1위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기업인 대만 TSMC도 퓨리오사AI에 대한 투자를 검토 중이지만 구체적인 투자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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