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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7 (목)

감사보고서 제때 못 낸 기업 61곳… “설마 상폐?” 불안한 주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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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결산 법인의 감사보고서 제출 마감 시한인 이달 21일까지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한 기업이 61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출 기한을 지키지 못했다고 곧바로 제재 대상이 되는 건 아니다. 다만 제출이 늦어지면 회계 장부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주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최근 상장폐지 위기에 몰린 금양도 지난해 감사보고서 제출 지연 안내 공시를 낸 바 있다.

일러스트=챗GPT 달리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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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4일 기준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코스피·코스닥·코넥스 상장사는 총 61곳이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는 DH오토넥스·윌비스·일양약품·삼부토건·삼정펄프·스타에스엠리츠·이엔플러스·한창 등 7곳이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한 상태다. 이 중 DH오토넥스와 한창은 관리종목으로, 이엔플러스는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돼 있다. 삼부토건은 현재 회생절차가 진행 중이다.

코스닥 상장사 중 이날까지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기업은 총 39곳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관리종목이나 투자주의환기종목으로 지정된 기업은 23곳이다.

감사보고서를 늦게 제출한 기업 중 절반가량이 감사 의견 비적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조선비즈가 분석한 결과 지난해 3월 25일 기준,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기업은 코스피·코스닥 시장을 합쳐 47곳이었다. 이 중 24개(51%)의 기업이 비적정 의견을 받았다.

감사인은 감사보고서에 ‘적정’, ‘한정’, ‘부적정’, ‘의견 거절’ 등 4가지의 감사 의견을 기재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적정이 아닌 의견을 받게 되면 기업의 재무 상태나 회계 처리에 문제가 있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코스피 상장사 10곳 중 3곳이 비적정 의견을 받았는데, 여기에는 회생절차를 신청한 삼부토건과 지난해에 이어 올해 또 ‘의견 거절’을 받아 상장폐지 기로에 선 웰바이오텍·한창이 포함됐다. 금양의 경우에는 지난해 감사 의견에서 ‘적정’을 받았지만 감사보고서를 늦게 공시했다.

코스닥 기업은 비적정 의견을 받는 일이 더 많았다. 작년 3월 25일 기준 감사보고서를 늦게 제출한 코스닥 상장사 37곳 중 비적정 의견을 받은 회사는 21곳에 달했다. 60%에 가까운 수치다. 한국거래소가 최근 5년 동안 상장폐지된 175개사를 분석한 결과 감사 의견 비적정, 사업보고서 미제출 등 결산 관련 사유로 상장폐지된 기업은 42개로 전체의 24%를 차지하기도 했다.

감사보고서 제출 지연이 곧장 감사의견 ‘비적정(한정·부적정·의견 거절)’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걱정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일반적으로 감사보고서를 기한 내에 제출하지 못한 경우에는 감사인이 감사 절차를 시간 내에 완료하지 못한 것인데, 회계 처리에 미흡한 부분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감사의견이 비적정으로 나오면 형식적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한다.

감사보고서는 주요사항 공시 대상이기 때문에 공시 지연으로 분류돼 불성실공시에 해당될 수 있다. 만약 불성실공시법인지정 예고에도 해소되지 않을 경우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돼 매매거래정지 1일이 이뤄질 수도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정부가 ‘좀비 기업’의 증시 퇴출에 속도를 올리고 있는 만큼 감사의견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근 거래소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상장규정을 개정해 2년 연속 감사의견 비적정을 받을 경우 상장폐지 이의신청 불가 형식적 사유로 규정해 하반기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하는 이유는 회계상 문제가 발견돼서일 수도 있지만 정말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그럴 수도 있다”며 “적정 의견을 받는 경우는 반반 정도”라고 말했다.

박지영 기자(jyou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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