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인프라 분야 ‘부분 휴전’
흑해 곡물거래 재개 중점 논의
서두르는 미국, 느긋한 러시아
독일 매체 “중국, 우크라 평화유지군 참여 고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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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가운데 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부분 휴전’ 협상이 23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시작됐다. 에너지·인프라 분야에 대한 공격 중단과 전쟁으로 중단된 흑해 곡물 거래 재개가 중점적으로 논의됐다. 미국이 “실질적 진전”을 기대하며 낙관하는 반면, 러시아가 “어려운 협상”이 될 것이라고 예고한 가운데 협상이 성과를 낼지 주목된다.
우크라이나 대표단의 루스템 우메로우 국방장관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논의는 “생산적”이었다며 “의제 가운데 에너지 및 중요 인프라 보호를 위한 휴전 방안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에너지·인프라 분야에 대한 공격을 30일간 중단하는 내용의 ‘부분 휴전’에 합의했다.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이를 위한 세부사항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제안한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를 미국이 소유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포함된 것으로 관측된다. 유럽 최대 원전인 자포리자 원전은 우크라이나 국영회사 소유지만, 러시아가 2022년 전쟁 시작과 함께 이 지역을 점령해 현재는 러시아의 통제하에 있다.
미국의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는 이날 실무회담 시작을 앞두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실무회담이 “두 나라의 선박에 대한 흑해에서의 휴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이날 미국과의 회담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중단된 흑해 곡물 거래를 재개하는 것이 “주된” 논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흑해를 오가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곡물 수출선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2022년 체결한 ‘흑해곡물협정’을 재개하는 것을 의미한다. 2023년 러시아는 서방 제재를 이유로 이 협정을 탈퇴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왼쪽)과 마이크 왈츠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 11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우크라이나-러시아 평화 회담을 위한 우크라이나 대표단과의 회담 후 언론과 대화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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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무회담이 종전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위트코프 특사는 “거기서 자연스럽게 전면적인 휴전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푸틴 대통령이 평화를 원한다고 생각한다”고 낙관했지만, 페스코프 대변인은 “우리는 길의 시작점에 있을 뿐”이라며 “어려운 회담을 앞두고 있다”며 찬물을 끼얹었다.
미국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정보 지원도 협상의 변수다. 푸틴 대통령이 미국의 군사·정보 지원 중단을 휴전 전제조건으로 내건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정보 지원을 지속할 뜻을 밝혔다. 장기적으로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위한 실질적 안전보장을 약속할지도 미지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부활절인 다음 달 20일까지 휴전 협정을 체결하는 걸 목표로 삼아 종전을 서두르고 있지만 러시아와 미국의 입장차가 크기 때문에 일정이 미뤄질 수도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보도했다.
한편 유럽은 영국·프랑스를 중심으로 우크라이나 안전 보장을 지원할 ‘의지의 연합’ 결성에 속도를 가하고 있다. 이 가운데 중국이 평화유지군에 참여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독일 일간지 벨트를 인용, “중국이 유럽이 주도하는 우크라이나 평화유지 임무에 참여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며 동맹국인 중국이 참여하면 러시아가 평화유지군 파견을 수용할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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