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묘객 차량 번호판 찍고 도주 저지
묘지 주변엔 라이타, 소주병 뚜껑 발견돼
경찰, 해당 성묘객 상대로 기초 사실관계 확인
[의성=뉴시스] 경북 의성군 안평면 괴산1리에서 발생한 대형산불의 첫 발화지로 추정되는 묘지. 2025.03.24. (사진=괴산1리 주민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의성=뉴시스] 김진호 기자 = "연기가 나고 있는 산을 중간쯤 오르다보니 성묘객 2명이 헐레벌떡 산을 내려오더라구요. 왜 산불을 냈느냐고 물으니 당황해서 대답도 못하고 막 내려가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도망가지 못하도록 제지했지요."
지난 22일 경북 의성군 안평면 괴산1리에서 발생한 대형산불 실화자로 추정되는 성묘객을 최초 목격해 경찰에 신고한 사람은 마을 이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의성군 등에 따르면 지난 22일 자신의 자두밭에서 일을 하고 있던 괴산1리 이장 A(56)씨는 오전 11시 53분께 군청으로부터 "괴산1리 야산에서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불난 곳이 없느냐. 확인 좀 해달라"라는 전화를 받았다.
이에 주위를 둘러보던 A씨는 근처 야산 정상에서 연기가 나고 있는 광경을 보고 그 곳으로 달려갔다. 산불이 발생한 지 30여 분이 경과한 때였다. 산 밑에는 성묘객이 타고 온 청색 외제 승용차 1대가 주차돼 있고, 차 안에는 여성 1명이 있었다.
성묘객들은 "왜 산불을 냈느냐"라고 묻는 A씨 물음에 당황해 대답도 않은 채 산을 내려갔다. A씨는 성묘객들이 산불현장을 벗어나 도망칠까봐 뒤따라가 그들이 타고온 차량의 번호판을 휴대폰으로 찍어 증거를 남겼다.
[의성=뉴시스] 의성군 안평면 괴산1리에서 발생한 대형산불 첫 발화지인 묘소에 라이터와 소주병 뚜껑이 놓여 있다. 2025.03.24. (사진=괴산1리 주민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절대 도망가지 말라고 했어요. 불을 꺼야 한다라고 했더니 차 안에 있던 자기 부인하고 막 얘기를 하더라구요. 자기 부인은 '왜 불을 냈느냐'라고 따지고. 당황해서인지 저하고는 응대를 안하려고 했어요. 어쨌든 현장을 벗어나면 안되니까 자리를 지키고 있으라고 한 후 산불 현장으로 달려갔지요."
"그 사람들도 곧 상황을 판단한 거죠. 자기 차량과 얼굴도 내가 다 기억하고, 도망가지 말라고 했는데 어떻게 도망가겠어요. 경찰이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경찰과 함께 파출소로 갔다고 들었어요."
경찰은 이들 성묘객을 상대로 기초 사실관계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성군도 산불진화 작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이 성묘객을 상대로 정확한 실화 경위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한편, 3일째를 맞은 의성군 산불의 진화율은 65%를 보이고 있다.
[의성=뉴시스] 이무열 기자 = 경북 의성군 산불 발생 사흘째인 24일 안평면 신월리 한 주택이 산불로 전소돼 폐허가 되어 있다. 2025.03.24. lmy@newsis.com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현재 화선은 안평면 84.9㎞, 안계면 41㎞이다. 총 화선 길이는 125.9㎞, 산불영향구역은 6861㏊이다.
당국은 이날 오전 6시30분부터 산불진화헬기 57대를 투입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산불특수진화대, 공무원, 소방, 군부대 등 진화인력 2602명과 진화장비 318대를 투입했다.
이번 산불로 322가구 609명이 의성실내체육관과 안동도립요양병원 등으로 대피해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kjh9326@newsis.com
▶ 네이버에서 뉴시스 구독하기
▶ K-Artprice, 유명 미술작품 가격 공개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