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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라면·맥주·유제품까지…가공식품 줄줄이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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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체 “원재료 가격 탓 불가피”

경쟁업체 도미노 인상 이어질 듯

정국 어수선 틈타 기습인상 의심도

가격에 눈길, 떨이에 손길 서울시내 할인마트의 세일코너에서 23일 한 소비자가 양배추를 살펴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이달 양배추 평균 소매가는 6121원으로 배추(5506원)보다 비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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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에 이어 맥주, 유제품 등 가공식품 가격이 줄줄이 오르고 있다. 식품업체들은 원재료 가격 인상에 따른 결정이라고 호소하지만 소비자 부담 증가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매일유업은 다음달부터 제품 51종 가격을 평균 8.9% 인상한다.이에 따라 커피음료 중 바리스타 룰스(250㎖) 가격은 3.6%, 허쉬드링크 초콜릿(190㎖)은 11.8% 오른다. 스트링치즈 플레인과 매일두유 검은콩(190㎖)은 각각 7.4%, 10.5% 인상된다. 다만 매일유업은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유통채널별로 인상 시점을 달리 적용할 예정이다.

매일유업 측은 “지속적인 원부자재 가격 인상으로 원가 부담이 커진 데 따른 가격 조정”이라며 “인상 품목과 인상폭은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오뚜기도 다음달 라면 16개 품목 가격을 평균 7.5% 올린다. 진라면 봉지면은 716원에서 790원으로 10.3%, 용기면은 1100원에서 1200원으로 9.1% 조정됐다.

농심은 지난 17일부터 신라면 등 17개 브랜드를 대상으로 출고가를 평균 7.2% 올렸다. 소매점 가격 기준으로 신라면은 기존 950원에서 1000원으로 5.2% 올랐다. 너구리와 안성탕면, 짜파게티도 각각 4.4%, 5.4%, 8.3% 인상됐다.

맥주 가격도 오른다. 오비맥주는 다음달 1일부터 카스 500㎖ 캔 제품을 제외한 국산 맥주 출고가를 평균 2.9% 인상할 계획이다. 다만 마트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카스 500㎖ 캔 제품은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카스는 국내 맥주 점유율 1위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고환율·고유가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각종 원부자재 비용 상승 압박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도미노 인상이다. 한 업체가 제품 가격을 올리면 경쟁업체 등도 잇따라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하는 것이다. 소비자 부담도 커진다.

일각에서는 최근 줄잇는 식품 인상 분위기를 탄핵정국 탓으로 보기도 한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시국이 어수선하다보니 물가에 대한 정부 감시가 느슨해진 틈을 타 하나둘 기습적으로 가격 인상에 나서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이성희 기자 mong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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