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491일 만에 풀려난 이스라엘 인질의 절규 "국제사회 어디 있었나"

0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현지 시간 지난 2월 8일 석방 당시 하마스에 의해 공개적으로 감사 연설을 하도록 강요받은 이스라엘 인질 엘리 샤라비


"유엔은 어디에 있었나, 적십자는, 국제사회는 도대체 어디서 무얼 하고 있었나."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납치됐다 491일 만에 풀려난 이스라엘 인질 엘리 샤라비는 20일(현지 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출석해 이렇게 부르짖었습니다.

샤라비는 지난 2023년 10월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인질로 잡혀갔습니다.

샤라비의 부인과 큰딸, 작은딸은 다른 1천200여 명과 함께 목숨을 잃었습니다.

AP통신에 따르면 오랜 시간 고통을 겪은 끝에 지난달 8일 풀려난 샤라비는 이날 유엔 안보리에 출석해 쇠사슬에 묶여 구타당하며 하루하루 죽음을 걱정해야 했던 포로 생활을 증언했습니다.

샤라비는 하마스가 인질들에게 하루에 피타 빵 한 조각과 차 한 모금만 줬다고 말했습니다.

가끔은 마른 대추야자 한 알을 주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는 인질들이 이렇게 굶주리는 동안 하마스가 유엔 엠블럼이 새겨진 상자에서 훔친 음식을 먹는 것을 봤다고 강조했습니다.

유엔이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위해 인도주의적 지원을 해야 한다고 하지만 실제로 구호품은 하마스의 손에 들어간다는 주장인 셈입니다.

1년 이상 굶주렸던 샤라비는 풀려날 당시 몸무게가 44kg밖에 안 됐습니다.

그는 인질 교환으로 석방될 당시 뼈만 남은 앙상한 모습으로 대중 앞에서 감사 연설을 하도록 하마스에 의해 강요받기도 했습니다.

그는 석방될 당시 남겨두고 올 수밖에 없었던 또 다른 인질 알론 오헬과, 인질로 잡혀갔다 목숨을 잃었지만, 시신은 여전히 가자지구에 남아있는 자신의 형 요시 등 모든 다른 인질들을 대변하기 위해 안보리에 나왔다며 "그들을 모두 집으로 데려와 달라. 당장!"이라고 절규했습니다.

그러나 남아있는 인질들의 석방은 더 장담하기 어려워졌습니다.

이스라엘이 지난 18일 하마스가 휴전 협상 제안을 거부한다는 이유로 전투 복귀를 선언했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은 이후로 연일 대규모 공습을 퍼부었고 지상 작전도 재개했습니다.

국제사회는 샤라비의 절규 섞인 호소에는 공감하면서도 이스라엘의 전투 재개는 용납될 수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제임스 카리우키 유엔 주재 영국 차석대사는 "상상을 초월하는 고통"이라며 "하마스는 자신들의 야비한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난했습니다.

카리우키 차석대사는 그러나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완전히 파괴하겠다고 경고하고 나선 데 대해서는 용납할 수 없다고 규탄했습니다.

그러면서 영국은 가자지구에 대한 신속한 원조 재개와 이스라엘군의 팔레스타인 수감자에 대한 성폭력 의혹 조사, 휴전 협정으로의 복귀를 촉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제롬 보나퐁 유엔 주재 프랑스 대사도 샤라비의 고통에 위로를 전하면서도 이스라엘의 폭격 재개는 인질 석방을 보장할 수 없게 만든다고 지적했습니다.

드미트리 폴랸스키 주유엔 러시아 차석대사도 "샤라비의 비극적인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 마음은 슬픔으로 가득 찼다"고 공감을 표했지만, 이스라엘 군과 정치지도자들이 전쟁 쪽을 선택한 것처럼 보이는 상황에서는 미래를 이야기하기 어렵다고 짚었습니다.

아랍권의 유일한 이사국인 알제리의 아마르 벤자마 주유엔 대사도 "어떠한 민간인도 고통을 겪어서는 안 된다"면서도 이스라엘이 국제법에서 유리한 점만 빼먹으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리야드 만수르 주유엔 팔레스타인 대사는 "팔레스타인 사람들도 고통 속에 살고 있기 때문에 그가 겪은 아픔을 이해할 수 있다"며 샤라비에게 위로를 전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 네이버에서 S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가장 확실한 SBS 제보 [클릭!]
* 제보하기: sbs8news@sbs.co.kr / 02-2113-6000 / 카카오톡 @SBS제보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