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19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6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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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사업을 키우려 ‘건설 경쟁’에 나섰던 한(삼성전자)·미(인텔)·일(라피더스) 기업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세계 1위(점유율 67.1%) 대만 TSMC의 대형 고객 독점이 더 심해지고 있어, ‘수요 없는 공장’이 될 처지여서다.
지난 19일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는 “고객 수주 확대”(전영현 반도체사업 부문장), “고객 확보의 선순환 구조”(한진만 파운드리 사업부장) 다짐이 연이어 나왔다. 주문받아 생산하는 파운드리의 생사(生死)는 철저히 고객에 달렸기 때문이다.
세계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점유율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트렌드포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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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6% 완공된 美 공장…삼성의 고민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 중인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전경. 사진 삼성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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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시에 건설 중인 반도체 생산시설(팹)의 건설 진행률은 지난해 말 기준 99.6%다. 삼성전자는 미국 현지에 4나노(㎚·1㎚=10억분의 1m) 이하 첨단 공정 생산 시설을 확보하려 2022년 팹을 착공했다.
반면 지난 7일 웨이저자 TSMC 회장은 “미국 기업들의 주문이 이미 가득 찼고 내년에 이어 내후년 신설할 라인까지도 밀려 있다”라고 말했다. 1000억달러(약 144조원)를 투자해 애리조나주에 추가 팹을 짓는 이유를 설명하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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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나노 기술 무용지물? 日라피더스의 딜레마
지난달 12일 공장 건설이 한창인 라피더스 지토세 공장의 모습. 김현예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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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도 ‘수요 없는 2나노 파운드리’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일본 정부와 도요타 등 대기업 8곳이 공동 출자해 설립한 파운드리 회사 라피더스는 2027년에 2나노 반도체 양산을 목표로 홋카이도 지토세에 팹을 짓고 있다. 일본 정부는 현재까지 라피더스에 9200억엔(약 9조원)의 지원금을 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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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변수에 촉각, 핵심은 ‘기술력 확보’
미국 오하이오에 건설 중인 인텔의 신규 팹 공사 현장. 사진 인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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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반도체 대표기업 인텔도 오하이오주 팹 건설 계획을 지난달 연기했다. 지난주 인텔의 새 수장이 된 립부 탄 최고경영자(CEO)는 업계 최선단 1.8나노 공정으로 인텔 중앙처리장치(CPU)를 내년 1월에 공식 출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자사 CPU부터 생산해 인텔 파운드리 기술력을 검증받겠다는 거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지금 삼성 파운드리에 절실한 건 미국 빅 테크 고객 확보”라면서 “대형 고객사를 쥔 TSMC가 인텔에 관여하면 삼성 파운드리 사업은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TSMC가 기술 유출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인텔 문제에 개입할 가능성은 작다”라며 “삼성 파운드리는 기술력을 높이며 계속 돌파구를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가람 기자 lee.garam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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