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유급·제적 초읽기… 의대생들 “소송 불사”

21일부터 복귀시한 속속 마감

연세대·고려대·경북대 21일까지

학생들 일단 등록 후 제적 피할 듯

수업 거부 지속 가능성은 여전

3월 말까지 불참 땐 유급 불가피

학생들 “휴학은 적법… 압박 부당”

의협 “제적땐 투쟁”… 정부, 원칙 강조

각 대학이 수업을 거부 중인 의대생들에게 제시한 ‘등록 시한’이 다가오고 있지만 의대생들이 복귀 움직임을 보이지 않으면서 집단 유급·제적 현실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의대생들은 일단 등록을 해 제적은 피할 것으로 예상되나 이달 말까지 수업에 들어가지 않으면 유급을 피할 수 없다. 정부는 ‘타협은 없다’는 뜻을 재차 강조했다.

20일 교육부 등에 따르면 고려대·연세대·경북대는 휴학 중인 의대생들에게 21일까지 복학 신청을 하라고 통보했다. 이 밖에 건양대는 24일, 서울대·이화여대·부산대는 27일, 경희대·인하대·전남대·조선대·충남대·강원대·가톨릭대는 28일로 등록 시한을 제시했다. 각 대학은 제시한 날까지 등록하지 않은 학생은 학칙에 따라 미등록 제적 조치한다는 방침이다.

대구 중구 경북대학교 의과대학 강의실이 조용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의대생들은 일단 등록 후 수업 거부를 이어갈 것으로 보여 미등록 제적되는 학생은 많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문제는 정부가 제시한 ‘수업 복귀 시한’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이다. 3월이 지나면 1학기 학사일정의 4분의 1이 넘어가 유급될 수밖에 없다. 열흘 안에 수업에 복귀해야 한다는 의미다.

의대생 복귀는 안갯속이다. 정부가 연일 ‘엄정 대응’을 강조하고, 제적자가 빠진 자리는 편입생으로 채울 것이란 이야기까지 나오면서 개별 의대생들이 흔들리는 분위기도 감지되나 아직 뚜렷한 움직임은 없다.

의대생 단체는 오히려 소송까지 거론하며 휴학 승인을 촉구했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는 이날 “적법하게 제출한 휴학계 반려는 교육부가 내린 자의적인 지침에 따라 총장들이 담합한 비상식적인 행태다. 부당한 압박”이라며 “휴학계 처리 과정에서 부당한 처우를 당한다면 소송을 비롯한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했다.

대학에선 전공의나 대한의사협회(의협) 등이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서울의 한 사립대 총장은 “의대생들이 단독으로 행동하기 어려운 구도”라며 “전공의 단체나 의협이 ‘학생들은 돌아가라’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 한 의과대학의 모습. 연합뉴스

의협은 그러나 이날도 “의대생들에게 돌아가라고 할 순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성근 의협 대변인은 “(우리가) 문제를 풀 테니 학생들은 돌아가라 하고 싶지만 사태 해결이 안 된 상황에서 (복귀를) 요구하는 것은 올바른 처사가 아니다”라며 “의협은 의대생 각자의 판단을 존중한다. 제적이 현실화되면 의협이 앞장서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세대 의대 교수들도 “문제 해결 없이 전공의와 의대생 복귀를 끌어내려는 것은 덫을 놓는 행위”라며 “집단 휴학 불허 방침을 비판한다”는 입장문을 냈다.

반면 정부는 이날도 ‘학칙에 따른 엄정 대응’을 강조했다. 이한경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집단 휴학은) 대학 학사 운영을 방해하고, 교육 여건을 악화시킨다”며 “지속적인 수업 거부 시 학칙에 따라 엄정히 대응할 수밖에 없다. 의대생은 합리적인 판단을 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김유나·이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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