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토)

이슈 고령사회로 접어든 대한민국

'러브호텔→장례식장' 간판 교체…초고령사회 일본의 현실

0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일본 사이타마현의 아사카다이역 인근 러브호텔 건물(왼쪽)이 장례식장으로 바뀐 모습./사진=엑스(X·옛 트위터)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국보다 먼저 '초고령사회'(노인 인구 20% 돌파)를 겪고 있는 일본에서 1960년대 성행했던 '러브호텔'이 최근 장례식장으로 개조되고 있다. 본격적인 인구 감소가 시작된 한국도 지난해 초고령사회에 진입, 어린이집 등 영유아 시설이 노인 시설로 바뀌는 상황이다.


일본 '러브호텔' 매년 120개씩 문 닫아

일본 한 누리꾼은 사이타마현에 있는 러브모텔이 최근 장례식장으로 바뀌었다며 SNS(소셜미디어)에 사진을 공개했다. 과거 화려했던 러브호텔 외관은 장례식장으로 바뀌면서 흰색으로 칠해져 엄숙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장례식장 측은 홈페이지에 오픈 소식을 알리며 "집에서 장례식을 치르듯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거실을 형상화했다"고 설명했다.

누리꾼들은 "이것이야말로 '요람에서 무덤까지'", "같은 장소에서 삶을 시작하고 끝낼 수도", "러브모텔이었던 곳에서 장례식을 치르고 싶지 않다", "고령화가 심각한 상황" 등 반응을 보였다.

일본에서 1960년대 후반에 등장한 러브호텔은 1980년대 '버블 시대'로 알려진 일본 경제의 절정기에 급성장했다. 연인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으며 다양한 테마로 운영돼 재미도 더했다.

하지만 저출생과 고령화로 러브호텔을 찾는 이들은 급격하게 줄었다. 일본 경찰청 등에 따르면 러브호텔 수는 2016년 5670개에서 2020년 5183개로 감소했다. 4년간 매년 120개씩 폐업한 셈이다.

1971~1974년 일본의 연간 출생률은 200만명이 넘었다. 그러나 2015년부터 꾸준히 감소해 지난해에는 72만988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노인 인구는 3625만명으로 증가,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29.3%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도 '초고령사회'…영유아 시설→노인 요양 기관

지난해 12월 22일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원각사 노인 무료급식소를 찾은 이들이 식사를 위해 줄 서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한국은 주민등록 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20%를 넘어서며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사진=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일본에 이어 같은 문제를 겪고 있는 한국도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상태다. 유엔(UN)은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0%를 넘으면 초고령사회로 분류한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65세 이상 주민등록 인구는 1024만4550명으로, 전체 인구의 20%를 차지했다. 특히 2008년 10%였던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16년 만에 두 배로 증가하면서 빠른 고령화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이에 따라 영유아 시설들도 노인 요양 기관으로 바뀌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국 17개 시·도에서 받은 '장기 요양기관 전환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4년부터 10년간 전국에서 어린이집·유치원에서 장기 요양기관으로 바뀐 사례는 총 283건이다.

전국 어린이집 수는 2019년 3만7371개에서 2023년 2만8954개로 4년 사이 22.5%(8417개) 줄었다. 반면 노인 시설은 2019년 7만9382개에서 2023년 9만356개로 17.2%(1만3674개) 늘어났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