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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2 (토)

“기성세대 협잡, 미래세대 약탈 합의”···의원 40명 반대한 연금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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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12월11일 국회 소통관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에 찬성표를 던지겠다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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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합의한 국민연금법 개정안이 2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반대가 40표, 기권이 43표나 나왔다. 국민의힘에서는 선수와 계파를 막론하고 26명이 반대표를 행사했다. 원내 소수당인 개혁신당과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의원들도 모두 반대했다.

이날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원내 지도부가 국민연금 보험료율(내는 돈)을 9%에서 13%로, 소득대체율(받는 돈)을 40%에서 43%로 높이는 연금개혁안에 합의하자 국민의힘 3040 청년 의원들에게서 먼저 반발이 나왔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개혁에 대한 합의가 아니라 정치 기득권을 장악한 기성세대의 협잡”이라며 “미래세대를 약탈하겠다고 합의한 것이다. 왜 나만 더 내고 너만 더 가져가나”라고 주장했다. 그는 “시한부 국민연금에 산소호흡기나 달아주는 합의에 동의할 수 없다”며 “오늘 상정할 국민연금법 개정안에 반대한다. 여야는 지금 당장 구조개혁에 합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본회의 전 열린 의원총회에서도 김 의원을 비롯해 우재준 의원, 국민의힘 연금개혁특위 위원장인 박수영 의원이 반대 의사를 밝혔다. 친한동훈(친한)계 박정훈 의원은 SNS에서 “젊은 세대의 희생을 전제로 기성 세대의 주머니를 더 채워주는 연금개혁 합의안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친한계 진종오 의원도 SNS에서 “이번 합의는 미래세대를 외면한 민주당의 고집으로 43%의 소득대체율이라는 커다란 짐을 미래세대에게 지우고 그들을 외면했다”고 적었다.

국민의힘에선 이밖에 김용태·배현진·정성국·조지연·안상훈·박정하·김소희·박충권·정희용 의원 등 26명이 반대표를 던졌다. 박대출·추경호·김도읍·성일종 의원 등 중진들도 포함됐다. 여당 의원들이 당 원내지도부가 합의한 안건에 반대표를 행사한 것은 이례적이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벌어진 의원들과 지도부의 간극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에게 “양당 모두 반대하는 사람이 있을 수 밖에 없지만 지도자들이 결단 내려야될 문제”라며 “다선 의원들이 지도부의 고충을 알면서도 비난을 피하려 빠지는 모습을 보니 조금 그렇다”고 말했다.

민주당에서는 이소영·장철민·전용기 의원이 반대했다. 장 의원은 페이스북에 “만성적인 적자 구조는 해결되지 않고 (부담이) 더 어린 세대에게 전가된다”며 “미래 세대를 대변하는 뜻에서 반대했다. 더 명확한 대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개혁신당은 소속 의원 3명이 모두 1980년대생임을 내세우며 반대했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본회의 반대토론에서 “기성세대 부담으로 국가 재정을 투입해 연금 고갈을 반영구적으로 막기 위한 안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며 “기성세대만을 위한 연금개혁이 아니라 청년 미래세대까지 지속 가능한 연금개혁을 위해서 노력해 달라”고 밝혔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번에 올라온 연금개혁안은 결국 수년 내 기금 고갈이 자명하다”며 “그리고 그 부담은 결국 젊은 세대에게 다시 전가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국혁신당에서는 김재원·김준형·백선희 의원이 반대했다. 김선민 혁신당 권한대행은 논평에서 “(이번 개혁안은) 21대 국회 연금특위 공론화위에서 국민들이 선택한 연금개혁안에 비해 많이 부족하다”며 “미래세대의 빈곤완화 뿐 아니라 현 세대 노인의 빈곤완화를 위해 하루빨리 기초연금 수급액 인상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진보당도 소속 의원들이 모두 반대표를 던졌다. 전종덕 의원은 본회의 반대토론에서 “소득대체율 43%는 평균적인 소득자가 40년 가입해도 고작 132만 원을 받을 뿐으로 노후 최소생활비 136만 원에도 못 미친다”며 “공적연금은 저연금으로 고착할 우려가 커졌다”고 말했다.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박하얀 기자 white@kyunghyang.com,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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