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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의 ‘승부’, 유아인 리스크 이겨낼까[MK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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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 사진|바이포엠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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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유아인의 마약 투약 논란으로 표류하던 ‘승부’가 우여곡절 끝에 개봉을 앞뒀다. 연기 장인 이병헌의 소름 돋는 연기가 관객들의 마음도 돌릴지 관심이 쏠린다.

26일 개봉하는 영화 ‘승부’(감독 김형주)는 대한민국 최고의 바둑 레전드 조훈현(이병헌 분)이 제자와의 대결에서 패한 후 타고난 승부사 기질로 다시 한번 정상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는다. 전 국민이 수년간 지켜본 바둑 레전드 스승 조훈현 국수와 제자 이창호의 처절한 승패를 다뤘다.

영화는 바둑을 소재로 했지만, 결국 인생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바로 조훈현을 연기한 이병헌이 있다. 세계 최고에서, 그리고 다시 밑에서 정상에 도전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감동을 전한다. 실화이기에 울림이 더 크다.

이병헌은 제작진이 준비한 자료와 직접 조훈현 국수를 만나 또 한 번 인생 연기를 펼친다. 프로 바둑기사에게 1:1 교습을 받으며 자세를 만들고, 클로즈업과 상반신 위주의 촬영에서도 조훈현의 복잡한 감정을 눈빛과 표정으로 절묘하게 표현해낸다. 연기 베테랑다운 뛰어난 화면 장악력으로 몰입을 끌어올린다.

이창호 아역을 맡은 김강훈부터 고창석 현봉식 문정희 조우진 등은 배우들은 분량과 상관 없이 제 역할을 다한다. 자칫 영화가 무거워지거나 지루해질 만한 타이밍에 웃음과 감동을 더한다.

김형주 감독도 조훈현과 이창호의 인터뷰, 당시 기사 자료와 영상 자료 등을 섭렵해 ‘바둑을 모르는 사람도 두 사람의 관계를 흥미진진하게 볼 수 있도록 노력했다.

이처럼 많은 이의 노력이 담긴 ‘승부’지만 큰 리스크가 존재한다. 마약 투약으로 물의를 빚은 유아인이 이창호를 연기했다는 점이다. 유아인은 프로포폴과 대마 등 마약을 상습 투약한 혐의로 법정 구속돼 재판을 받았고 지난달 18일 열린 항소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받아 풀려났다.

극 중 유아인이 맡은 이창호는 주요 배역 중 하나로, 이야기의 흐름상 꼭 필요한 캐릭터라 편집이 불가능하다. 이에 ‘승부’ 역시 표류할 수밖에 없었다. 유아인은 이창호 아역을 맡은 김강훈에 이어 영화 시작 약 30분 쯤 성인 역으로 등장한다. 상당한 분량을 차지하는 그는 인상 깊은 열연을 펼치지만, 때때로 현실의 이슈가 연상돼 몰입을 방해한다.

김형주 감독은 지난 19일 열린 시사회에서 유아인의 논란에 대해 “솔직하게 말씀 드리면 주연 배우로서 어떻게 보면 무책임할 수 있고 실망스러운 사건이었다. 배우이기 전에 사회 구성원으로 잘못을 범했고 처벌을 받고 있는 중이라 제가 더 드릴 말씀은 아닌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러면서 “영화에 나온 대사처럼 지옥 같은 터널에 갇혀있는 느낌이었다. 제가 할 수 있는게 없었고 막막했다. 출구 쪽에 한줄기 빛, 개봉이라는 빛이 보여서 숨통이 트이는 기분이다. 되게 감격스럽고 그렇다. 스태프들도 배우들도 정말 개봉을 기다렸다. 여러 감정이 교차한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더불어 “선택과 판단은 대중의 몫이라 강요할 수 없다. 영화를 있는 그대로 봐주셨으면 하는 어려운 부탁을 드린다. 영화가 세상에 나오기 전에 상처를 받게 됐는데, 따뜻한 마음으로 연고라도 발라준다는 심정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승부’는 조훈현과 이창호 두 레전드의 이야기지만, 조훈현에게 조금 더 무게의 추가 쏠려있다. 이병헌은 이번에도 감탄을 부르는 연기를 해냈고, 작품의 완성도와 메시지도 나쁘지 않다. 결국 침체된 극장 상황에 유아인 리스크가 악재다. 대중에 실망감을 안긴 유아인의 논란에도 연기 장인 이병헌과 “드라마틱한 실화”가 얼마나 관객들을 설득할 수 있는지에 ‘승부’의 결과가 달렸다.

바둑 영화지만, 인생을 이야기하는 ‘승부’의 도전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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