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 페트칩으로 식약처 인증받아
유·무색 페트병 활용 업체 중 국내 최초
경기 시흥시에 위치한 5000여평 규모의 삼양에코테크 시화공장. 시간당 7t의 플라스틱 더미들이 선별 기계 안으로 쉴 틈 없이 쓸려 들어간다. 쓰레기나 다름없던 폐페트병을 쌀알만한 페트플레이크와 재활용 페트칩으로 재탄생시키는 첫 순간이다. 페트플레이크는 산업자재나 부직포를 만들 때, 재활용 페트칩은 식품 용기나 섬유를 제작할 때 원료로 쓰인다. 깨끗한 재활용 페트칩을 얻기 위한 이물질 제거와 절삭, 세척 등 29단계 공정이 이곳에서 이뤄진다.
지난 18일 오후, 매년 4만5000t의 폐페트병을 처리해내는 삼양에코테크 시화공장을 찾았다. 출입문에서 공장 입구 쪽으로 100여m 걸어가자 쿰쿰한 분리수거장 냄새가 났다. 입구에서는 탑차에서 집게차로 쓰레기 더미를 내리고 있었다. 공장 안에는 성인 여성 키보다 큰 플라스틱 쓰레기 더미가 4층 높이로 쌓여 50여m 늘어져 있었다. 이렇게 크고 무거운 더미들을 기계에 투입해 쓸 만한 페트병을 골라낸다. 무게 차를 이용하거나 바람을 불고, 쇠붙이는 끌어당기는 식이다.
지난 18일 경기 시흥시 삼양에코테크 시화공장에서 근로자가 폐페트병 투입 공정을 관리하고 있다. 2025.03.20. 오지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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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라진 페트병들은 라벨을 찢어내는 돌기가 달린 원통형 기계에 먼저 투입된다. 비닐이 완전히 제거된 뒤에는 여섯 차례의 자동 광학 시스템 선별 과정을 거쳐 투명·유색으로 분류된다. 투명 제품은 분쇄해 플레이크 형태로 만든 뒤 약품 세척(2회), 헹굼(4회), 건조 및 플레이크 광학 선별(4회)을 거쳐 고순도 페트플레이크로 만들어진다. 추가로 압출, 성형, 결정화, 고상 중합 등 9단계 공정을 거치면 재활용 페트칩이 탄생한다.
공정 중간중간 시스템을 통한 품질 검사도 진행한다. 공장 끝단에는 최종적으로 만들어진 페트플레이크와 재활용 페트칩을 채취해 실험하는 연구소도 작게 마련돼있다. 안전성 확보를 위한 조치다. 표준에 맞는 품질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도록 환경부 지정 연구기관에서 실시하는 분석 항목과 데이터를 비슷하게 적용했다. 연구소에서는 하루 6번 품질을 검증한다.
삼양에코테크가 생산하는 페트 플레이크(좌)와 재활용 페트칩(우). 사진제공=삼양에코테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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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삼양에코테크는 식품 용기에 재활용 페트칩을 사용하기 위한 모든 인증을 갖췄다. 지난해 11월 환경부로부터 적합성 인증을, 지난달 14일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인증을 받았다. 투명과 유색 페트병을 혼합 수거해 만든 재활용 페트칩 중에는 국내 최초다.
이건호 삼양에코테크 대표가 지난 18일 경기 시흥시 삼화공장에서 페트 플레이크와 재활용 페트칩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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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에코테크는 올해 환경부의 법 개정으로 삼양패키징 외에 수요처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환경부는 올해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하위법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해 재생 원료 사용 의무 이용 목표율을 종전 3%에서 10%로 높였다. 환경부는 이를 2030년 30%까지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대표는 "기업이 단순히 영리만 추구한다면 가격이 싸고 친환경적이지 않은 원료만 사용하려고 할 것"이라며 "재생 원료 사용 의무를 부과해 환경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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