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조직 지정 PKK 지원·뇌물수수 등 혐의
시위 금지에도 이스탄불·앙카라서 체포 반대
유럽 "튀르키예 민주주의 타격"
19일(현지시간) 일마즈 툰츠 튀르키예 법무장관은 입장문을 통해 "사건 자료와 혐의, 증거에 대한 완전한 정보 없이 수사를 평가하는 것은 부적절한 일"이라고 밝혔다.
에크렘 이마모을루 튀르키예 이스탄불 시장.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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툰츠 장관은 "우리나라에서는 입법·행정·사법의 권력 분립이 원칙이며 사법부는 누구의 명령도 받지 않는다"며 "사법 조사를 우리 대통령과 연관시키려는 시도는 뻔뻔하고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체포가 정치적이라는 추측에 대한 반박이다.
그는 이마모을루 시장이 소속된 제1야당 공화인민당(CHP)에서 이번 수사를 '쿠데타'라고 비난한 것과 관련, "사법부의 독립적이고 공정한 수사를 왜곡하거나 쿠데타 같은 말로 표현하는 것은 위험하고 잘못된 일"이라고 평가했다. 또 "가두시위를 선동하고 대중에게 오해의 소지가 있는 말로 허위 정보를 퍼뜨리는 것은 용납되지 않는다"고 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이마모을루 시장은 2건의 별도 수사로 입건됐다. 법무부는 2개 사건에 대해 총 106명의 구금 영장이 발부됐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이마모을루 시장과 CHP 소속 정치인들을 포함한 총 7명이 체포됐다. 검찰은 이들이 테러조직으로 지정된 쿠르드족 분리주의 무장단체 쿠르드노동자당(PKK), 그리고 PKK의 정치조직 쿠르드사회연맹(KCK)을 지원한 혐의로 기소했다. 또 검찰은 이마모을루 시장 등 용의자 100명이 작년 3월 치러진 지방선거 과정에서 뇌물수수, 횡령, 사기 등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이마모을루 시장은 작년 3월 지방선거에서 튀르키예 '정치 1번지'로 꼽히는 이스탄불에서 시장 재선에 성공하며 22년 장기 집권 에르도안 대통령에 맞설 최대 라이벌로 두각을 드러냈다.
유럽을 중심으로 국제사회에서는 비난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튀르키예는 민주주의적 가치, 특히 선출직 공무원의 권리를 지지해야만 한다"며 "우리는 튀르키예가 유럽에 뿌리내리기를 바라지만, 이를 위해서는 민주주의적 규범과 관행에 대한 명확한 헌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아넬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부 장관은 이번 사건에 대해 "튀르키예 민주주의에 대한 타격"이라며 "야당 정치인의 공간이 점점 작아지는 것을 분명히 목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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