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행정·사법부 극한 대립
‘이민자 추방 중단’ 법원 명령 무시 비판에
트럼프, 담당 판사 향해 “미치광이” 직격
“난 유권자가 원하는 일 해” 정당성 강조
삼권분립 기반 헌정체제 위기 목소리
보수 성향 대법원장까지 이례적 반박
법원 “국제개발처 폐쇄 조치 중단” 등
정책 제동 잇따라… 갈등 증폭될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적성국 국민법’을 동원한 불법 이민자 추방을 일시 중지할 것을 명령한 제임스 보스버그 워싱턴 연방 판사를 겨냥해 “급진적 좌파 미치광이인 판사는 대통령에 당선되지 않았다”면서 “탄핵해야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그는 (대선) 일반투표를 상당수의 표 차로 이기지 못했고 7개 경합 주를 이긴 것도 아니다”라면서 “나는 유권자들이 원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자신이 추진한 일이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판사 탄핵’ 발언은 트럼프 행정부가 연방 법원의 불법 이민자 추방 일시 정지 명령을 노골적으로 무시하면서 헌정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 상황에서 나왔다. 트럼프 정부는 지난 15일 전시상황에서 적국 국민을 신속하게 추방할 수 있도록 하는 법률인 ‘적성국 국민법’을 적용해 260명 이상의 이민자를 엘살바도르로 추방한 바 있다. 그러나 보스버그 워싱턴 연방 판사가 같은 날 추방을 일시 정지하라는 명령을 내렸고, 트럼프 정부는 이 명령을 무시하고 추방을 강행해 논란이 확대됐다.
급기야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나서 자신의 정책에 제동을 거는 법원에 정면 도전하며 법 위에 군림하는 듯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 이에 삼권 분립에 기반한 헌정 체제에 위기가 초래되고 있다는 비판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미 사법부 최고 수장까지 대응에 나섰다. 존 로버츠(사진) 연방 대법원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지난 200년 이상 (법관) 탄핵은 사법부 결정을 둘러싼 이견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 아니라는 것이 입증돼왔다”면서 “그 목적을 위해서는 일반적인 항소 절차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보스버그 판사를 탄핵해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직접 반박한 것이다. 특히 로버츠 대법원장은 9명의 연방 대법관 가운데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인사라 이번 갈등은 정치 성향을 떠나 행정부와 사법부 간 권한 침해에 대한 갈등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