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북한군 없었다면 러시아 자국 영토 지킬 수 없었을 것"

지난해 10월 친러시아군 텔레그램 계정인 '파라팩스(Para Pax)'가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의 훈련 모습이라며 공개한 영상 캡처. 〈사진=텔레그램〉

러시아가 우크라이나군이 점령했던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를 사실상 탈환하게 된 주요 요인 중 하나로 북한군의 활약이 꼽혔습니다.

현지시간 18일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쿠르스크에서 거의 철수했으며, 일부 국경 지역을 제외하고 쿠르스크의 통제권을 상실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초 쿠르스크 전선에 다시 등장한 북한군은 전황을 바꾸는 데 있어서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해 10월 파병된 1만1000여명 규모의 북한군은 단순한 보병 부대였지만, 추가 파병된 북한군은 특수부대가 포함돼 전력이 한층 강화됐다고 밝혔습니다.

또 북한군은 첫 파병 때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지휘 체계와 공격 계획까지 갖췄다고 설명했습니다.

소규모 그룹으로 나뉘어 작전을 펼친 북한군은 러시아의 경험 많은 부대와 합세해 우크라이나군을 2대 1로 압도했고, 주요 물류 거점인 스베르들리코보를 점령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북한군이 작성한 작전지도를 확보했다는 한 우크라이나 군인은 "병력의 모든 이동 경로가 완벽하게 손으로 그려져 있었다"면서 "예전 소련식 초정밀 군사 접근법을 보는 것 같았다. 모든 선은 마치 평생 훈련을 한 것처럼 세밀하게 그려져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군은 우크라이나군이 야간투시경으로도 식별하기 힘든 장비를 갖추는 등 개선된 장비를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크라이나의 한 장교는 "북한군이 전황에 변화를 일으켰다. 러시아는 강력하고 좋은 동맹국을 가졌다"면서 "우리 군은 모두 지쳐있어 전쟁 초기만큼 빠르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우크라이나의 한 정치인은 북한군이 잘 훈련된 데다가 의욕적이라고 평가하면서 "쿠르스크의 현재 상황이 북한군 때문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북한군의 영향력은 막대하다"고 말했습니다.

전황 변화를 추적하는 우크라이나의 자원봉사 프로젝트 '딥스테이트'의 창립자 루슬란 미쿨라는 "북한군이 없었다면 러시아는 자국의 영토조차 지킬 수 없다"면서 "안타까운 현실은 우크라이나군에는 충분한 탄약과 드론이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허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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