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새 동안 영암·무안 9곳서 확진
한우 334마리 살처분… 더 늘 듯
농장 밀집한 인근 나주도 초긴장
“하루하루 살얼음판 걷는 기분”
道, 22일까지 전 시·군 백신 접종
방역초소 추가 설치 등 차단 총력
18일 전남 영암군 덕진면 소재 구제역 발생 한 축산농가에서 방역 당국이 출입 통제선을 설치, 소독을 준비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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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전 9시 전남 영암군 덕진면 한 한우농장. 농장주인 이모씨는 눈발이 날리는 이른 아침부터 방역복을 입고 한 손에는 소독기를 든 채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었다. 이 농장주인은 “힘내시라”는 기자 응원에도 손사래를 치며 울상을 지었다. 이씨 부인은 축사 안에서 전날 밤 구제역에 걸린 양성축을 분별하기 위해 막사 한편으로 소를 모는 데 여념이 없었다.
이 농장 입구에는 긴급초동방역을 위한 출입 통제선이 설치됐고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직원들이 통제하고 있었다. 농림축산식품부 소속 역학조사 요원도 농장 안팎을 살피며 구제역 발병 원인 등 조사에 여념이 없었다. 이씨 농장에서 전날 구제역 양성 판정을 받은 소들은 이날 모두 살처분됐다.
이 농장과 자동차로 4㎞ 정도 떨어진 영암군 도포면 김모씨의 농장과 바로 옆 또 다른 농장도 초비상 상태였다. 김씨는 전날 소들의 침 흘림 증세를 발견해 방역 기관에 신고했는데, 동물위생시험소 정밀검사 결과 양성으로 확인됐다.
이번 영암·무안 구제역 발생은 2023년 충북 청주·증평 11건 발생 이후 약 2년 만이다. 농식품부는 유전자 검사 결과 이번 구제역이 2021년 발생한 ‘몽골형’ 바이러스와 유사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어떻게 유입됐고 어디서 전파됐는지 등 정확한 원인과 경로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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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과 인접한 나주에도 비상이 걸렸다. 나주시는 구제역 차단을 위해 농장으로 출입하는 주요 도로에 방역 초소를 추가 설치하는 등 비상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나주의 한우농장은 1400여농가, 6만5000여마리에 달한다. 전남 지역 최다 한우 산지다. 특히 구제역이 처음 발생한 영암과 인접해 있는 접경 4개면에 이들 한우농장이 몰려 있다.
나주에서 소를 키우는 김재영 전국한우협회 나주시지부 회장은 “구제역 발생 이후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영암과 무안 인근 접경 지역까지 방역초소를 설치했지만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이라며 “아무래도 이달 말까지는 모두가 긴장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18일 전남 영암군 덕진면에서 차로 4㎞ 정도 떨어진 영암군 도포면 한 농장에서 사육 중인 소가 전날부터 침 흘림 증세를 보여 방역 기관에 신고했고, 동물위생시험소 정밀검사 결과 양성으로 확인됐다. |
전남도는 백신 접종 이후 7∼10일 이내 구제역이 소강상태를 보이는 만큼 이번 주가 확산의 고비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도는 22일까지 관내 22개 시·군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구제역이 발생한 영암과 무안 등 10㎞ 1차 방역대 백신 접종은 모두 마쳤다. 이날 기준 백신 접종률은 영암군 88%, 전남 전체 65%를 기록하고 있다.
영암·나주=글·사진 김선덕 기자 sd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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