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감독원과 공동 기후금융 컨퍼런스 개최
“기후변화 무대응시 2100년 금융권 손실 규모 45.7조”
“기후리스크 확대가 韓 경제, 생산비 증가시킬 수도”
“금융권, 기후리스크 대비 자산·조직 포트폴리오 바꿔야”
1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한국은행-금융감독원 공동 기후금융 컨퍼런스’. 왼쪽부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김완섭 환경부 장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한국은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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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대응 안하면 2100년 금융권 손실 46조”
김재윤 한국은행 지속가능성장실 기후리스크분석팀 과장은 17일 서울 중구 한은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한국은행-금융감독원 공동 기후금융 컨퍼런스’에서 주제발표를 통해 “기후정책을 아예 추진하지 않고 무대응시 고온·강수 피해 증가 등의 물리적 리스크의 영향이 확대되면서 2100년까지 금융권 손실 규모가 45조 7000억원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기후변화라는 충격 요인이 가해졌을 때 금융권에 어떤 손실이나 위험이 발생하는지 ‘스트레스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다. 앞서 한은과 금감원 및 14개 금융사(7개 은행, 4개 생보사, 3개 손보사)는 지난해부터 ‘금융권 공동 기후 스트레스 테스트 TF’를 구성하고, 기후변화 리스크의 영향을 추정했다.
기후 리스크에 따른 국내 금융기관의 손실규모를 보면 무대응이 45조 7000억원으로 가장 컸다. 이어 △지연대응 39조 9000억원 △2℃대응 27조 3000억원 △1.5℃대응 26조9000억원 순이었다.
김재윤 한국은행 지속가능성장실 과장이 1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한국은행-금융감독원 공동 기후금융 컨퍼런스’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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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리스크, 韓 경제 생산비 증폭시킬 수도”
김 과장은 “기후 리스크가 실제로 금융권에 타격을 줄 경우 은행들은 신용손실로 인해 국제결제은행(BIS) 자본비율이 규제비율인 11.5%를 하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뿐만 아니라 현재 국내 실질 탄소가격은 기후목표 달성에 필요한 수준과 비교해 현저히 낮은 상태로, 시장이 전환리스크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것이란 우려도 나왔다. 지난해 4월 기준 탄소배출권 가격은 전 세계 평균이 톤당 약 30달러, EU는 60달러에 달했지만, 우리나라는 불과 6달러 수준에 머물렀다.
유종현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는 “향후 예정된 탄소감축 목표 달성이나 국제사회의 영향으로 인해 탄소가격이 단기적으로 급격하게 상승할 경우, 금융부문에 심각한 전환 충격이 발생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경제 저성장 상황에서 생산비 증가를 비롯해 물가 상승, 소비 위축 등이 증폭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금감원이 실시한 기후 스트레스 테스트에서도 기후변화 리스크에 적시 대응하지 않는다면 장기적으로 손실이 더 클 것이란 결과는 동일했다.
‘금감원 및 금융사 기후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에 따르면, 기후 대응정책에 대응하지 않을 경우 2100년에는 자연재해 등으로 인한 금융권 손실이 25조 1000억원으로 추정됐다. 이는 같은 기간 탄소중립 대응시 손실(19조 5000억원)보다 5조 6000억원 많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은행권 총자본비율은 3.8%포인트 만큼 하락하며, 보험권 지급여력비율(K-ICS)은 2.9%포인트 까지 하락할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기후위기로 인한 손실의 약 70%는 철강 등 고탄소 배출 제조업과 도소매 등 자연재해 민감업종에 집중돼, 산업단지 등이 밀집한 지방이 기후리스크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황재학 금감원 금융시장안정국 ESG시스템리스크분석팀 수석조사역은 “탄소중립 달성은 장기적으로 금융시스템 안정에 필수”라면서 “고탄소 배출 제조업 등이 밀집한 지방의 기후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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