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차등 수수료' 도입 이후
수수료율 낮아졌음에도 '이중가격제' 확산
배달 메뉴 가격이 매장 메뉴 가격보다 비싸
이디야커피, 배달앱서 300~500원 올려
맘스터치·굽네도 일부 점주 이중가격제
한 배달라이더가 음식 배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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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서도 외식 물가 오름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배달 메뉴 가격을 매장 가격보다 비싸게 받는 '이중가격제'가 확산하면서 소비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차등 수수료'를 도입해 많은 점주의 수수료율이 낮아졌음에도 이중가격제를 도입하는 외식업체나 점주들이 늘고 있어 소비자 불만이 증폭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디야커피, 맘스터치, 굽네치킨 등의 전체 매장이나 일부 매장에서 '이중가격제'를 도입했다. 이중가격제란 매장에서 먹을 때와 배달 가격을 다르게 책정하는 방식이다. 현재 롯데리아와 버거킹, 맥도날드, KFC, 배스킨라빈스, 파파이스, 한솥도시락, 본아이에프 등도 이중가격제를 실시하고 있다.
전국 매장 수가 약 3000개인 이디야커피는 18일부터 '배달 전용 판매가'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요기요 등 외부 배달 플랫폼 가격을 기준으로 아메리카노를 제외한 제조 음료는 300원 올리고 베이커리나 RTD 음료(용기에 담은 제품) 등은 500원 인상한다.
이디야커피 매장. 연합뉴스 |
이디야는 "최근 시장 환경 변화와 배달 수수료 인상 등으로 가맹점 운영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배달 앱 메뉴 가격 인상 배경을 밝혔다. 회사 측은 "배달 주문으로 1만원어치를 팔아도 4000원을 떼가니 많은 점주가 배달 가격을 올려달라고 호소했다"고 설명했다. 높은 배달 수수료에 '울며 겨자 먹기'로 이중가격제를 도입했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소비자공익네트워크가 외식업 점주 5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외식업 점주들은 사업장 운영에서 가장 큰 부담을 느끼는 요인으로 '배달 앱 수수료'를 꼽았다. 47.6%는 배달 앱 수수료 부담이 커져 메뉴 가격을 올렸다고 답했다. 34.8%는 배달앱 메뉴 가격을 오프라인 매장보다 높게 설정한 이중가격제를 도입했다고 했다.
맘스터치 매장. 맘스터치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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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치킨 브랜드는 본사 차원에서는 이중가격제를 도입하지 않았지만 일부 점주가 배달 메뉴 가격을 올렸다. 버거·치킨 브랜드 맘스터치는 최근 48개 가맹점이 이중가격제를 적용하기 시작했다. 매장별로 인상 폭은 다르지만 배달 메뉴 가격이 평균 15%가량 올랐다.
치킨 브랜드 중 매출 기준 4위인 굽네치킨은 최근 서울과 경기 등 일부 가맹점이 배달 메뉴 가격을 인상했다. 가격이 1만9900원인 대표 메뉴 '고추 바사삭'은 일부 매장에서 2만1900원으로 오르는 등 배달 메뉴 가격이 1000~3000원 인상된 것으로 전해졌다. 굽네도 본사 차원에서는 이중가격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한 배달라이더가 오토바이를 몰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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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 업계의 이중가격제는 특히 지난해부터 확산하고 있다. 롯데리아, 맥도날드, KFC, 파파이스 등 주요 버거 브랜드 대부분이 이중가격제를 도입했다. 메가MGC커피, 컴포즈커피도 배달용 커피 가격을 500원가량 더 받는다. 이중가격제는 배달 앱 1위 배달의민족이 지난달 26일부터 중개 수수료를 9.8%에서 2.0~7.8%(부가세 별도)로 내린 뒤에도 이어지고 있다.
배달 앱 업체들은 차등 수수료 도입으로 업주들의 수수료 부담이 낮아질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배민 측은 "상생 요금제 시행 첫날 업주 부담은 전 구간에서 줄어들었다"면서 "'수수료 인상'이라는 주장까지 나왔던 상위 35%에서도 업주 부담이 늘어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점주들은 쿠팡이츠, 배달의민족 등 배달 앱이 내놓은 '차등 수수료'에 대해서도 낮은 기대감을 보인다. 소비자공익네트워크가 외식업 점주 5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차등 수수료가 부담을 줄여줄 것이라고 보는 점주는 26%에 그쳤다. 점주들은 차등 수수료에 대한 낮은 기대감으로 이중가격제 도입을 확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지영 인턴기자 zo2zo2zo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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