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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0 (목)

"4월2일은 해방의 날"…트럼프, 상호관세 부과 재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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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중간 경제전망 보고서'

세계 성장률 '3.3%→3.1%' 하향

전세계 우려에도 아랑곳 안해

아시아경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 백악관 집무실에서 행정명령에 서명을 한 후 이를 들어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월2일 전 세계에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당초 방침을 재확인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까지 미국이 멕시코·캐나다에 부과한 양자 관세만으로도 타격이 심각하다며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0.2%포인트나 낮춰잡았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는다는 태도다.

트럼프 "전임 대통령들 바보짓…이익 되찾아올 것"
17일(현지시간) 미국 정치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저녁 에어포스원(전용기)에서 기자들에게 4월2일 상호관세를 예정대로 부과할 계획이라며 "그날은 ‘해방의 날’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발언은 플로리다 팜비치에 위치한 마러라고 사저에서 백악관이 위치한 워싱턴 D.C.로 향하는 전용기에서 나왔다.

그는 이날 기자들에게 "어리석기 짝이 없는 대통령들이 제대로 알지도 못한 채 우리의 경제적 이익을 다른 나라에 넘겨줬다"며 "이를 되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장 불안 속에서 관세 정책을 완화할 가능성이 있는지 묻는 말에는 "아니다"라고 단호히 선을 그었다.

계란값 폭등과 미국 관세가 촉발할 무역 전쟁 등으로 미국 가계 소비심리는 위축됐다. 이로 인해 미국 안팎에서 관세 부과에 따른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계란 가격은 단기간에 35%나 내려갔다"며 "유가와 에너지 가격도 낮아지는 중으로 배럴당 82달러였던 유가가 65달러까지 내렸다"고 말했다. 식료품 가격이 내려가고 있으며 "현재가 적기"라는 발언도 내놨다. 다만, 트럼프가 주장한 계란 가격 하락은 사실과 다르다고 미국 CNN 등이 지적한 바 있다.

케빈 해셋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상호관세가 발표될 때까지는 경제에 일부 불확실성이 있을 것이나 그 이후에는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과 보조를 맞췄다. 그는 "분명히 지금부터 4월2일까지 일부 불확실성이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4월이 되면 시장은 상호주의적 무역 정책이 매우 타당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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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캐 양자 관세만으로도 세계 경제성장률↓
트럼프 대통령이나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바람과 달리 경제단체들은 상호관세에 깊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현재 시행 중인 트럼프식 관세 정책이 중국, 캐나다, 멕시코 등 특정 국가들이나 철강·알루미늄 등 특정 분야를 대상으로 한 표적 관세에 그쳤다면, 내달 2일 발효되는 상호관세는 전 세계·전 품목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파급력이 훨씬 클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미국이 캐나다와 멕시코 등에 부과한 관세 조치만으로도 세계 경제 전망은 어둡다. OECD는 전일 발간한 ‘중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3%에서 3.1%로 0.2%포인트나 하향 조정했다. 내년 성장률도 기존 전망치인 3.3%에서 0.3%포인트 낮은 3.0%로 조정했다. 보고서는 "세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내년까지 점차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일부 주요 20개국(G20) 경제의 무역 장벽이 높아지고 지정학적·정책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가계 지출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미국이 제 발등에 도끼를 찍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실제 국가별 전망치를 보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미국은 무역 전쟁의 영향으로 직전 경제성장률 전망치에 비해 올해엔 0.2%포인트 낮은 2.2%를, 내년엔 0.5포인트나 후퇴한 1.6%에 그칠 것으로 봤다. 캐나다 역시 지난해 1.5% 성장에서 올해와 내년 각각 0.7%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멕시코는 캐나다보다 상황이 더 안 좋아 올해 성장률이 -1.3%, 내년 -0.6%로 경제가 침체기를 겪을 것으로 여겨졌다.

아울러 무역전쟁으로 인해 전 세계 인플레이션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G20의 연간 소비자 물가 상승률도 석 달 전 보고서와 비교해 암울하게 내다봤다. OECD는 직전 보고서에서 올해와 내년 인플레이션을 각각 3.5%와 2.9%로 예상했으나, 이번 보고서에서는 각각 3.8%와 3.2%로 올려잡았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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