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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1 (금)

올해 들어 해운운임 '반토막'…"위기와 기회 공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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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스1) 윤일지 기자 = 7일 부산항 감만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 1월 경상수지는 29억4000만 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이로써 21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지속했다. 다만 흑자 규모는 같은 달 기준 역대 1위 기록이었던 지난해 12월(123.9억 달러)과 비교해, 한 달 새 94억3000만 달러 급감했다. 2025.3.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부산=뉴스1) 윤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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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촉발한 관세전쟁으로 각국 보호 무역 기조가 본격화되면서 해상운임의 하락세가 가파르다. 미국의 관세 부과 전 중국의 밀어내기 수출이 사라진 가운데 관세 부과가 현실화하면서 물동량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해상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14일 기준 전주(1436.30) 대비 116.96포인트 내린 1319.34를 기록했다. 이는 2023년 12월 넷째 주(1254.99) 이후 1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SCFI는 올해 들어 47.3% 급락해 거의 반토막이 났다. 지난 1월 3일(2505.17) 이후 9주 연속 하락세다. 특히 미주항로의 경우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을 앞두고 관세 조치를 예고하자 중국발 컨테이너 운송 수요가 늘어나며 해상운임이 상승했다가 밀어내기 물량이 차츰 줄면서 운임이 떨어졌다.

전망도 밝지 않다. 장기적으로는 물가 상승과 수요 위축으로 이어질 거라는 예상이다. 중국, 유럽, 멕시코, 캐나다도 보복 관세로 맞불을 놓으면서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는 분위기다. 지난 12일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25% 관세가 발표 이후 EU는 이에 대한 보복으로 다음달부터 총 260억유로(약 41조원)의 미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한국해양진흥공사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관세 인상 정책이 본격화되면 교역 위축으로 2026년 전 세계 해운 수요가 약 10%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2017년 전 세계 컨테이너 물동량 증가율은 전년 대비 5.7%였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관세를 부과한 후인 2018년에는 4.4%, 2019년에는 2.2% 줄었다.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항구에 입항하는 중국 관련 선박에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을 검토 중인데 이 방안이 실현될 경우 물동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달 미국 항구에 들어오는 선박이 중국 선사 소속일 경우 100만달러, 중국산 선박일 경우 150만 달러 수수료를 부과하는 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상운임의 하방 압력도 커졌다. 물동량은 줄어드는 반면 컨테이너선 공급은 증가 추세기 때문이다. 홍해 사태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돼 수에즈 운하 통행이 재개할 가능성도 변수다. 해상운임이 하락하면 해운업체들의 수익성도 악화할 수 있다. 해운사의 손익분기점은 SCFI 1000 안팎이다.

미중 갈등에 따른 공급망 재편 상황에서 한국이 물류 허브 역할을 강화할 기회가 될 거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미국이 동맹국 간 무역을 확대하고, 중국은 미국의 보호무역 정책에 대응해 신흥국 간 경제 협력을 확대하며 교역량을 늘리는 상황에서 한국이 환적 허브 기능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서 한국이 동남아·멕시코를 거쳐 미국으로 물류를 운송하는 경로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으며 미국·유럽 간 제조업 및 무역 흐름이 증가할 경우, 대서양 항로에서의 백홀(Backhaul, 화물을 목적지로 운송한 후 다시 화물을 실어 오는 것) 물류 활성화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강주헌 기자 z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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