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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1 (금)

토허제 풀린 강남3구 ‘갭투자’ 의심거래 61건→134건 2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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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거래 7채중 1채 의심거래

“매물 한건 올리면 10여명 매수 문의

그 자리서 1억 올려도 거래 성사

당분간 강남권 집값과열 지속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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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에서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 의심 거래가 지난해 말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강남구 아파트값 상승률은 전월의 20.8배로 커졌다. 서초와 송파구 상승률도 전월의 5배 수준으로 상승세가 가팔라졌다. 금리 인하와 맞물려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로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동) 갭투자가 가능해지자 매수세가 강남 3구로 몰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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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국토교통부가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2월 강남 3구 갭투자 의심 거래는 134건으로 지난해 말(61건)의 2.2배로 늘었다. 이는 지난달 강남 3구 전체 주택 거래(950건)의 14.1%로, 7채 중 1채가 갭투자 의심 거래였다. 갭투자 의심 거래는 자금조달계획서상 금융기관 대출을 끼고 보증금을 승계하는 조건으로 매수하되 매수 목적을 ‘임대’라고 써낸 거래를 뜻한다.

지난달 강남 3구 갭투자 의심 거래는 집값 급등기였던 2021년 2월(119건)보다 15건 많았다. 갭투자 의심 거래(매년 2월 기준)는 2022년 21건으로 줄었고 2023, 2024년에는 70건대에 머물렀다. 2월이 연중 신학기 이주 수요가 집중되는 시기인 점을 고려해도 지난달 강남 3구 갭투자 의심 거래가 유독 많이 늘어난 것이다.

이는 지난달 잠삼대청 아파트 단지 291곳이 5년 만에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풀린 영향이 크다. 해제 이전에는 이 지역에서 신규 분양한 일부 단지 등에서만 갭투자가 가능했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 인근에서 영업하는 한 공인중개사는 “매물 한 건을 올리면 바로 10명 정도 매수 문의가 온다. 집주인이 그 자리에서 1억 원을 올려도 거래가 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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갭투자 등 매수세가 살아나며 지난달 강남 3구 집값도 크게 올랐다. 이날 한국부동산원 월간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강남구 아파트값은 전월보다 0.83% 올랐다. 상승률은 1월(0.04%) 대비 20.8배 커졌다. 서초구 아파트값 상승률은 0.18%에서 1%로 5.6배로 올랐다. 송파구 상승세(0.26%→1.35%)도 가팔라졌다. 대출 규제 직전인 지난해 8월(2.48%)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이다.

서울 전체 아파트값은 0.24% 올라 지난해 11월(0.26%) 이후 3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을 보였다. 한국부동산원 측은 “강남 3구 위주로 상승하며 지난달보다 서울 집값 상승 폭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런 시장 분위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24.7로 전월보다 14.3포인트 올랐다. 지난해 9월(125.8) 이후 5개월 만에 상승 국면에 진입한 것. 소비심리지수는 전국 거주 가구와 공인중개사를 설문해 산정한다. 95 미만이면 하강, 95 이상 115 미만이면 보합, 115 이상이면 상승으로 해석한다.

전문가들은 서울에서도 집값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어 강남권과 비(非)강남권은 구분해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강남 3구는 규제 해제와 한강변 강세 영향으로 당분간 집값 과열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강남 3구를 제외한 서울 지역은 아직 저가 매물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어 가격 상승률이 크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임유나 기자 im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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