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추방 멈춰라” 명령에도
238명 엘살바도르로 내쫓아
227년 묵은 법 꺼내든 트럼프
2차대전 이후 첫 전시법 적용
트럼프 2기 연일 사법부 압박
행정명령 제동걸면 탄핵 위협
‘반대 소송’ 로펌 사업도 제한
238명 엘살바도르로 내쫓아
227년 묵은 법 꺼내든 트럼프
2차대전 이후 첫 전시법 적용
트럼프 2기 연일 사법부 압박
행정명령 제동걸면 탄핵 위협
‘반대 소송’ 로펌 사업도 제한
엘살바도르 감옥에 입소하며 삭발당하는 베네수엘라 출신 입소자들 [AFP = 연합뉴스] |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적성국 국민법(AEA·Alien Enemies Act)’을 적용한 외국인의 추방을 중단하라는 법원 명령에도 불구하고 베네수엘라인 238명에 대한 추방을 강행해 논란을 빚고 있다.
백악관은 1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시에 따라 국토안보부가 불법체류 중인 베네수엘라 마약 카르텔인 ‘트렌 데 아라과(TdA)’ 갱단원 300여 명을 체포했다며 “국무부의 노력으로 이들을 더 이상 미국 국민에게 위협을 가할 수 없는 엘살바도르로 추방했다”고 밝혔다.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한밤중에 대규모 병력이 지키고 선 가운데 TdA 갱단원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비행기에서 내려 끌려가는 영상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에 공개했다. 부켈레 대통령은 그러면서 “베네수엘라 범죄조직 TdA 갱단원 238명이 엘살바도르에 도착했다”고 적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날 법원에 제출한 서류를 통해 판사가 명령하기 이전에 베네수엘라인 일부가 이미 미국에서 추방됐다고 밝혔지만 더 자세한 설명이나 논평은 하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TdA 갱단원 추방명령에 적용한 AEA는 1798년 제정된 법으로 실제 발동된 사례는 1812년 미영 전쟁과 1·2차 세계대전 당시에 불과하다. 이에 법원은 “AEA는 국가 단위 침략이나 전쟁이 일어났을 때를 의미한다”면서 추방작전에 대해 14일간 집행정지를 명령한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행정명령 집행이 소송에서 중단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미 정부는 사법부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는 상황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트럼프 행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재판이 법원에서 100건 이상 진행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 본인과 행정부 구성원은 물론 의회 의원들도 법원에 대한 공격을 이어가면서 판사들을 곤경에 빠뜨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행정명령 등을 통해 시행하는 정책에 대한 가처분 결정에 정부와 공화당 의원들이 판사들을 향해 거듭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앤디 오글스 연방 하원의원(공화·테네시)은 최근 존 베이츠 워싱턴DC 연방판사에 대한 탄핵 소장을 제출했다. 베이츠 판사는 트럼프 행정부가 ‘젠더 이데올로기’와 관련한 내용을 지우기 위해 정부 보건 웹사이트에서 수정하거나 삭제했던 데이터를 복원하라는 명령을 내린 바 있다. 베이츠는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판사로 지명된 인물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초대 법무장관으로도 거론됐던 마이크 리 연방 상원의원(공화·유타)은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 성향에 가까운 로펌 ‘퍼킨스 코이’에 대한 제재를 차단한 베릴 하월 판사의 사진을 자신의 SNS에 올려 ‘공격 좌표’를 찍었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부효율부(DOGE) 수장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의 SNS에 “미국에서 국민에 의한 통치를 회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판사 탄핵”이라면서 판사를 공격했다.
그런가 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미국 최대 로펌 중 하나인 폴 와이스를 겨냥해 이 로펌 직원들에 대해 정부보안 허가를 취소하고 연방정부 건물 접근을 제한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행정명령에는 이 로펌을 비롯해 이 로펌과 계약한 기업·정부의 계약을 취소한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변호사 1200여 명을 보유하고 있는 폴 와이스는 월스트리트에서 이뤄지는 대형 거래에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
폴 와이스는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미국 남부 국경에서 불법이민자 가족이 분리되는 것을 막기 위해 무료 법률 지원을 제공한 로펌 중 한 곳이었다. 2기 행정부 들어서는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히거나 행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원고에게 무료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에게 공격을 받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앞서 로펌 ‘퍼킨스 코이’와 트럼프 대통령을 기소했던 잭 스미스 특별검사에게 법률자문을 제공한 ‘커빙턴 앤드 벌링’에 대해서도 연방정부 접근 제한 등 행정명령을 내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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