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심리학자 스티브 테일러 교수는 “단절형 리더는 거리낌 없이 거짓말을 하고 지킬 수 없는 약속을 하며 상대를 깎아내리기 때문에 선거에서 이기는 데 능숙하다”고 했다. [사진 스티브 테일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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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선적인 리더가 자신이 옳다고 확신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스티브 테일러(58) 영국 리즈베켓대 심리학과 교수가 쓴 『불통, 독단, 야만』(원제 ‘disconnected’)에 따르면 현실과 동떨어진 ‘단절형’ 리더는 때로 자신을 기만하기도 한다. 자신의 욕망에 부합하지 않는다면 실제 벌어진 일이라도 부정하고 자신에게 불리한 정보는 ‘적들의 음모’로 치부하면서 혼자만의 세상에 갇힌다는 것.
테일러 교수는 영국의 대표적인 심리학자로 『보통의 깨달음』, 『마음의 숲을 걷다』 등의 저서를 통해 인간의 의식 변화를 연구해왔다. 영미권에서 2023년 출간된 『불통, 독단, 야만』은 히틀러, 사담 후세인, 도널드 트럼프 등 세계의 ‘위험한 리더’들에 대해 심리학적 진단을 담아 큰 주목을 받았다. 한국판 출간을 기념해 테일러 교수를 지난 10일 서면으로 만났다. 그는 “양극단으로 치닫는 사회의 핵심에는 ‘단절된 리더’가 있다”고 했다.
Q : ‘단절된 리더’란.
Q : 이들의 가장 큰 특징은.
Q : ‘단절된 리더’의 대표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꼽았다. 트럼프에 대한 여론은 극단적으로 갈리는데.
A :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단절된 리더는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이 없다. 공감을 못 하기 때문에 두려움을 느끼지 않으며, 다른 사람들이 피하는 위험을 기꺼이 감수하기도 한다. 이런 사람에게 끌리는 심리는 어린아이가 부모에게 의존하는 심리와 비슷하다. 엄한 부모와 카리스마 있는 리더를 동일시하며 그들에게 통제받는 상태로 회귀하려는 일종의 ‘책임 포기’ 현상이다.”
Q : 한국에서는 대통령의 계엄 선포로 국민이 큰 충격을 받았다.
Q : 단절된 리더십이 세계 정치의 새로운 흐름이 되는 듯하다.
A : “단절된 리더십은 결국 국민 다수의 저항을 받게 되며 무능과 부패로 실패하게 된다. 동유럽이 1990년대에 무너졌듯, 이란·러시아·북한도 결국은 붕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인류는 타인에게 더 많이 공감하는 방향, 평등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진화해왔고 이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대다수의 사람은 공감 능력과 양심을 가졌다.”
Q : 민주주의 시스템이 단절된 리더를 걸러내지 못하는 이유는.
Q : 어떤 대안이 있을까.
A : “정치인들이 정신 감정을 받도록 해야 한다. 심리학자 등 전문가 집단이 그들의 성향과 행동을 분석하고, 권력에 적합한 인물인지 검증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조종사, 경찰, 군인 같은 특수 직업군에서는 이미 이런 시스템이 정착됐다. 정치인이라고 못 할 이유가 없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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