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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6 (일)

'4년 만에 종결' 아시아나·HDC현산 '2500억 소송전' 막전막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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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매각 결렬 과정 계약금 놓고 법적 분쟁
2500억원 날린 HDC현산…금호건설과 명암 뚜렷


대법원 1부는 지난 13일 아시아나항공과 금호건설이 HDC현대산업개발을 상대로 낸 질권 소멸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아시아나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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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아시아나항공이 매각 과정에서 HDC현대산업개발로부터 받은 계약금 관련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이로써 아시아나항공을 대한항공에 매각하면서 공정거래위원회 대기업집단에서 제외된 금호아시아나그룹 측과 범현대가 HDC그룹의 4년 이상 끈 소송전이 일단락됐다.

16일 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지난 13일 아시아나항공과 금호건설이 HDC현산을 상대로 낸 질권 소멸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이에 계약금 2500억원은 아시아나항공이 2177억원, 금호건설이 323억원 수령한다.

지난 2019년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HDC현산·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과 애경그룹·스톤브릿지 컨소시엄, KCGI·뱅커스트릿 컨소시엄이 입찰 제안서를 냈다. 최종적으로는 대한항공이 최종 인수했다.

당시 HDC현산 컨소시엄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뒤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거래금액의 10%인 2500억원을 이행보증금으로 냈다. 당시 HDC현산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며 호텔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코로나19'라는 불확실성이 생겼다. HDC현산은 재실사를 요구했고, 아시아나항공은 인수 의지가 없다고 판단해 인수합병(M&A)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아시아나항공은 2020년 11월 이행보증금을 몰취하는 질권 소멸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양측은 계약 무산 책임을 놓고 갈등을 빚었다. 아시아나항공은 인수계약에서 정한 조항을 위반하지 않고 선행조건을 충족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HDC현산은 아시아나항공이 재실사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아시아나항공에 미공개 채무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아시아나항공과 금호건설 측은 법무법인 세종과 화우를, HDC현산과 미래에셋 측은 법무법인 율촌과 광장을 법률대리인으로 선임해 법조계 관심을 받기도 했다. HDC현산 측은 항소심에서 태평양을 선임했다. 상고심에서는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 출신 홍승면 변호사를 선임했다.

범현대가 HDC그룹 소속 HDC현산 측은 2500억원을 날리게 됐다. /HDC현대산업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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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소송가액이 컸던 점도 업계 안팎에 관심을 받았다. 아울러 M&A 과정에서 계약에 대한 법적 판단에 관심이 쏠렸다. 서울중앙지법은 2022년 11월 아시아나항공 손을 들어줬다. 아시아나항공이 조항을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기준재무제표와 특수관계인거래, 영구전환사채 등과 관련해 아시아나항공 측이 조항을 위반하지 않았다. 선행조건이 충족돼 거래 의무가 발생한다"며 "HDC현산 측이 종결 의무 이행을 거절했기에 청구는 인용돼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HDC현산 측은 인수 과정 중 아시아나항공 귀책으로 발생한 부정적 영향이 판결에 반영되지 않았다며 항소를 제기했다. 1년 넘게 항소심을 진행한 끝에 서울고법도 지난해 3월 1심과 마찬가지로 아시아나항공 손을 들어줬다.

항소심 재판부는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유동성 공급 문제가 불거지면서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 감당할 상황이 발생하자 HDC현산이 재협의를 요구한 것이라고 봤다. 코로나19로 인한 재무 악화는 예외 상황으로 봐야 한다는 판단이다.

사실심(사실문제와 법률문제를 모두 재판)이 아닌 법률심(사실관계는 하지 않고 법리해석만 심리·판결하는 재판)을 진행하는 대법원은 지난 13일 원심판단이 적절하다고 보고 확정했다. 4년 넘게 진행된 소송이 마무리된 셈이다.

대법원 확정판결로 어두운 터널을 지나는 건설업계 명암은 뚜렷해졌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소속 금호건설은 실탄을 지키게 된 모양새다. 반면 범현대가 HDC그룹 소속 HDC현산 측은 현금을 날리게 됐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절차를 마무리한 대한항공은 지난 11일 신규 CI를 공개하며 통합 대한항공으로 거듭났다고 밝혔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신규 CI에 많은 소망을 담았다"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하나로 되는 구심점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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