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력이 관건…美반대시 유럽 지원, 젤렌스키 입지도 흔들"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의 군인들 |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많은 우크라이나인이 사실상 항복과도 같은 종전 협정을 원하지 않으며 계속 싸우기를 바란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종전을 절실히 원하나 미국·우크라이나 회담에 따른 30일간 휴전안과 같은 최근의 협상 움직임이 영구적인 평화로 이어질 것이란 믿음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올렉산드르 메레즈코 의회 외교위원장은 "영화 '다키스트 아워'에서 처칠이 말했듯이 호랑이 입에 머리를 넣은 채로 호랑이와 협상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설사 미국이 지원을 끊더라도 싸우겠다는 의지도 보인다. 올레흐 키페르 오데사 주지사는 "미국이 우리를 떠난다면 계속하는(싸우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메레즈코 위원장은 "전선 상황이 우울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러시아는 인력이 없고 지쳐 대도시는 점령하지 못한다"라며 "최악의 경우 그들이 영토를 좀 더 가져갈 수는 있어도 우리는 어떻게든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방 관리나 전문가들에 따르면 전쟁에서 우크라이나를 가장 압박하는 것은 무기나 탄약 부족보다도 병력 부족이다.
롭 리 미국 외교정책연구소(FPRI) 선임 연구원은 2025년 전쟁 상황은 우크라이나가 탈영률을 안정화하면서 신병 수를 유지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고 지적했다.
미국 지원이 끊긴다면 우크라이나가 직면한 문제는 얼마나 빠르게 자체 방위산업을 확장할 수 있을지, 유럽이 공백을 얼마나 메울 수 있을지가 된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미국 없이도 계속 싸울 수 있다고 낙관하면서도 "유럽이 지원한다면"이라는 전제를 달았다.
유럽연합(EU)과 영국, 노르웨이가 2022년 2월 이후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군사 지원은 미국과 비슷한 620억 유로(98조3천억원)이며 최근 몇 주간도 상당 금액의 지원 발표가 있었다.
그러나 유럽의 무기·탄약 재고는 빠르게 줄고 있으며 유럽의 방공 체계는 큰 부분을 미국에 의존한다.
우크라이나가 미국이 바라는 '거래'에 호응하지 않으면 트럼프 행정부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공세를 펼칠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새로운 지도자와 협력하고 싶다고 이미 언급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 야당 지도자 페트로 포로셴코 전 대통령의 측근인 볼로디미르 아리엘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국가 통합에 실패했다면서 "그는 오늘날 우크라이나가 직면한 도전에 적응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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