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경기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에서 민가에 포탄이 떨어져 마을 일대가 통제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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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연합연습과 연계한 실사격 훈련에 참가한 공군 전투기가 훈련 중 폭탄을 민가에 잘못 떨어뜨려 7명이 다쳤다.
공군은 6일 “이날 오전 10시4분께 공·육군 연합·합동 화력 실사격 훈련에 참가 중이었던 공군 케이에프(KF)-16에서 엠케이(MK)-82 일반폭탄 8발이 비정상 투하되어 사격장 외부 지역에 낙탄됐다”고 밝혔다. 이 폭탄이 경기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 낭유대교 인근 노상에 떨어지면서 민가 7가구가 부서지고 중상자 4명, 경상자 3명이 발생했다.
미 통합화력 실사격 훈련이 실시된 6일 오전 경기 포천시 이동면 한 민가에 포탄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떨어져 가옥이 파손되어 있다. 관계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5분께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 낭유대교 인근 노상에 포탄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떨어져 교회 건물 등 민가 7가구가 부서지고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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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에서 민가에 포탄이 떨어진 6일 마을 일대가 통제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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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당시 경기 포천 승진과학화훈련장 일대에서 공군, 육군과 주한미군이 참여하는 한·미 연합·합동 통합화력 실사격 훈련이 있었다. 이 훈련은 오는 10~20일 예정된 한·미연합연습인 자유의방패(FS)연습과 연계한 올해 첫 연합합동 통합화력 실사격 훈련이다. 이 훈련은 전시 연합작전 수행능력 강화를 위한 공지합동 통합화력 운용절차를 숙달하는게 목적이었다.
훈련에는 육군 수도기계화보병사단 전차대대 티에프(TF)·지상작전사령부 특수기동지원여단(1개 소대)·드론봇전투단(1개 소대), 공군작전사령부 예하 전투비행단·전대, 미2사단·한미연합사단 5-17대대 정보운용반 등 약 500여 명의 장병이 참가했다.
이날 공군은 에프(F)-35에이(A)·에프(F)-15케이(K)·케이에프(KF)-16·에프에이(FA)-50 등 13대의 전투기를 훈련에 투입했다. 이날 사고는 F-15K·KF-16·FA-50가 근접항공지원(지상작전하는 아군 전방에 위치한 적을 타격하기 위해 공군이 실시하는 항공화력 지원)을 하며 30여 발의 실폭탄을 목표에 투하하는 과정에서 일어났다. 훈련장 내 목표에 떨어져야 할 KF-16에서 MK-82 폭탄 8발이 비정상 투하돼 훈련장 외부에 떨어졌다. 이날 출격한 KF-16은 2대이며 MK-82 폭탄을 각 4발씩 탑재했다. 2대가 탑재한 8발 모두 정상적으로 투하되지 않았다.
한국과 미국은 6일 경기 포천시 승진과학화훈련장에서 2025년 자유의방패(FS)연습과 연계한 올해 첫 연합합동 통합화력 실사격 훈련을 실시했다. 사진은 공군 전투기 에프(F)-15케이(K)가 엠케이(MK)-84 공대지폭탄을 투하한 후 플레어를 활용하며 위험지역을 이탈하는 모습이다. 육군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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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82 폭탄은 건물·교량 파괴 등에 사용되는 폭탄으로 땅에 떨어지면 직경 8m·깊이 2.4m의 폭파구를 만들며, 폭탄 1개의 살상 반경은 축구장 1개 정도의 크기(국제규격 105×68m)이다. 이 폭탄은 확산탄(MK-20, CBU-58)이 아닌 일반투하탄이고, 유도장치가 없는 무유도 방식으로 투하한다. 유도방식은 폭탄에 정밀유도장치와 날개를 부착해 지정된 목표를 향해 비행하는 방식으로 주·야간 정밀공격용에 쓰인다.
무유도 방식의 폭탄은 지상요원의 통제에 따라 조종사가 투하 버튼을 누르며, 전투기의 컴퓨터가 고도·속도 등을 계산해 폭탄 항적을 예측한다. 비정상 투하는 지상 요원의 통제, 조종사의 기기 조작, 기체 컴퓨터 성능, 폭탄의 장착 상태 등에 오류가 있었을 때 발생할 수 있는데, 정확한 사고 원인은 조사해야 알 수 있다.
6일 경기도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에서 공군 전투기 민가 오폭 사고가 발생해 사고 현장 인근 건물의 유리창이 깨져 있다. 연합뉴스 |
공군은 박기완 공군참모차장을 위원장으로 사고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사고 경위 및 피해 상황 등을 조사 중이다. 사고 초기부터 행정 당국에서는 전투기 폭탄에 의한 사고 가능성을 제기했으나 공군은 발생 1시간40분이 지나서야 간단한 사실관계를 국방부 출입기자들에게 문자공지로 알렸다. 잘못 떨어진 폭탄 8발 가운데 몇 발이 사고 지점에 낙탄했는지, 사고 경위 등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공군은 “비정상투하 사고로 민간 피해가 발생한 데 대해 송구하게 생각하며, 부상자의 조속한 회복을 기원드린다”며 “피해배상 등 모든 필요한 조치를 적극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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