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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세계 금리 흐름

경기하방 우려에 금리 0.25%p 인하…2년여만에 기준금리 2%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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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올해 성장률 전망 1.9%→1.5%로 하향

우리나라 기준금리 변동 추이/그래픽=윤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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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25일 기준금리를 연 3.0%에서 연 2.75%로 인하했다. 지난해 말 2차례 연속 금리인하 이후 올해 1월 동결로 한차례 숨을 고른 한은이 다시 한번 금리인하 페달을 밟은 것이다. 약 2년4개월 만에 다시 기준금리 2% 시대가 열렸다.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 속 트럼프발(發) 글로벌 통상 환경 급변에 내수는 물론 수출에도 비상등이 들어오자 한은이 금리 인하로 경기 하방 리스크 완화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한때 1400원대 후반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도 한은의 금리 인하에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한은 금통위는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 금통위 회의실에서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0%에서 연 2.75%로 0.25%p(포인트) 인하했다. 2022년 10월(2.5%→3%) 이후 약 2년4개월 만에 기준금리 2%대 시대가 다시 열린 것이다.

앞서 한은은 2021년 8월(0.5→0.75%)을 시작으로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을 시작했다. 이 때부터 두 차례 빅스텝(한 번에 0.5%p 인상)을 포함해 총 10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연 3.5%까지 기준금리를 올렸다.

이후 지난해 10월 약 3년2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하는 '피벗'(pivot·정책기조 전환)에 나서며 인하 사이클에 돌입했다. 다음달인 11월 연속 인하로 3.0%까지 기준금리를 내렸다. 이어 지난달엔 금리를 동결하며 숨고르기에 들어간 뒤 이달 다시 금리인하를 재개했다.

한은의 금리인하는 새해 들어 경기 및 성장 지표가 당초 예상보다 더 나쁘게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과 동시에 전세계를 상대로 '관세전쟁' 속도전을 벌이고 있는 영향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경기 대응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논의가 지지부진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금리를 동결한 지난달 금통위 이후 발표된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내수 부진에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국 혼란까지 겹쳐 한은 전망치(2.2%)보다 0.2%p 낮은 2%에 그쳤다.

이에 따라 한은은 이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9%에서 1.5%로 0.4%p 하향 조정했다. 정부(1.8%)는 물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2.1%), 국제통화기금(IMF·2.0%), 한국개발연구원(KDI·1.6%) 등 국내외 주요 기관 전망치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외환시장의 경계감이 여전하지만 물가상승률 안정세와 가계부채 둔화 흐름이 지속되는 가운데 성장률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해 경기 하방압력을 완화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경제성장률과 관련해선 "경제 심리 위축, 미국 관세정책 등의 영향으로 내수 회복세와 수출 증가세가 당초 예상보다 낮을 것"이라며 "향후 성장경로에서 주요국 통상정책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통화정책 방향, 국내 정치 상황 변화, 정부 경기부양책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일각에선 미 연준이 금리인하 속도조절에 들어간 상황에서 한은이 계속 금리를 내리면 원/달러 환율에 부담을 줄 수 있단 지적도 나온다. 한때 국내 정국 불안 속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까지 뛰어 올랐던 원/달러 환율은 최근 1420~1430원대로 하향 안정화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환율 수준 자체는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이날 한은의 금리 인하로 미국과 금리차가 1.5%p에서 다시 1.75%p로 벌어지게 됐다.

금통위는 "향후 통화정책은 대내외 경제정책 및 국내 정치 상황의 변화, 그간의 금리 인하가 물가, 성장 및 금융안정 상황에 미치는 영향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앞으로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 시기 및 속도 등을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김주현 기자 nar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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