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복 디디에이치 대표 인터뷰
치과 진단 AI 솔루션 '파노' 중국 사업화 본격
中산동성 제남시와 손잡고 인허가 작업 상반기내 진행
프리마케팅에도 치과 관련 업체 관심...북경 1000개 도입 딜러 문의도
중국 역외펀드 등 투자 유치...미국 유사기업 밸류 5000억 상회
허수복 디디에이치 대표가 서울 강남 루센트치과에서 DDH의 AI 솔루션 ‘파노’를 선뵈고 있다(사진=윤정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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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을 활용한 치과 디지털 솔루션 기업 디디에이치(DDH)의 허수복 대표는 최근 서울 강남구 DDH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중국 진출에 자신감을 표했다.
허 대표는 “중국 정부가 의료개혁을 통해 의료수가를 하향평준화 하면서 표준화된 ‘치과 솔루션’에 대한 니즈가 생겼다”며 “중국 산둥성 제남시가 올 상반기 내로 패스트트랙으로 DDH의 기술을 허가를 지원하겠다고 한만큼 하반기부터는 중국시장에 솔루션을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DDH는 2017년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과 인공지능(AI) 산학협력센터에서 출발했다. 당시 센터는 국제화 사업을 고민하다가 치과임상 데이터를 AI 기반으로 상품화해보자는 아이디어로 포스코, 현대 등의 투자를 받아서 DDH를 만들었다. 현재 DDH는 파노라마 엑스레이 기반의 구강질환 자동 진단 솔루션 ‘파노(PANO)’를 비롯해 교정진단지원 솔루션 ‘셉프로(Ceppro)’, 보철 자동 디자인 솔루션 ‘싱글프로(SinglePro)’ 등을 독자 기술로 개발했다. DDH는 작년 한국 식약처에서 시판허가를 획득한 파노를 앞세워 중국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다.
허 대표는 “올해 1월 산둥제1의과대학 구강의학원과 산학협력을 체결했고, 중국 정부는 산둥성 내 10여개 치과대학과 연결시켜 주겠다고 한 상황”이라며 “한국이 한해 치과의사가 800명 배출되는데 산둥제1의과대학만 한 학년에 1000명이다. 영업망 확보 이상의 파급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허가 전에 개최한 학술대회에서도 프리마케팅을 했는데 산둥성 외에 다른 지역 치과의사들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며 “베이징 지역의 한 딜러는 1년 내 1000개 치과에 보급하겠다고 계약을 요청하기도 했다”고 했다.
중국이 DDH의 파노 기술을 원하는 이유는 중국 내 치과의사들의 기술 편차가 크기 때문이다. 한국과 달리 중국은 동네 수준의 치과 클리닉이 많이 운영된다. 또 엑스레이 장비는 많지만 실제 이를 활용하는 의사들 숫자도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엑스레이 장비를 자동으로 해석해주는 파노에 대한 수요가 크다.
중국의 시장조사기관인 아이리서치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중국 치과 의료서비스 시장 규모는 약 1500억위안(25조원)으로 추정된다. 중국 인구가 고령화되고 치과 서비스에 대한 니즈가 커지고 있어 이 수치는 매년 증가 중이다. 2020년 기준 중국의 1인당 치과의료 관련 지출도 20.1달러로 한국(390.9달러), 미국( 307.7달러)의 10분1에도 못미쳐 성장 잠재력이 큰 분야다.
허 대표는 “전세계적으로 환자들이 과잉진료에 대한 불안감으로 치과의사의 엑스레이를 보고 치료에 동의하는 비율이 낮다”며 “AI가 정확하게 판독해주고 리포트를 작성해주는 것만으로도 환자의 신뢰도가 상승하고 치료 동의율이 크게 상승한다는 점에서 중국 정부도 매력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그는 “파노 서비스는 보안을 위해서 글로벌 클라우드를 쓰고 있기 때문에 기술 유출 위험이 낮다”며 “중국에서 복사를 통해서 무단으로 도용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기술 유추 우려에 대해 일축했다.
작년 12월 중국 산동성 산동제1의대에서 열린 국제치의학 학술대회에서 디디에치가 치과AI 솔루션 ‘파노’에 대해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디디에이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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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H는 올해 중국시장 진출을 발판삼아 시리즈B 투자 유치에 나설 예정이다. 또한 중국 역외펀드를 통해서도 자금 마련에 나설 예정이다.
허 대표는 “중국 역외펀드를 비롯해 다양한 투자처들과 투자 논의를 하고 있다”며 “연말 설립한 중국법인은 중국 정부기구인 제남국제의학센터(JMC)의 투자의향서를 이미 확보한 상태로 중국 인허가 획득 이후 투자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DDH는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기다리는 중이다. 미국 시장도 허위 보험수당 청구 등을 막기 위해 치과 AI 솔루션 도입을 시작했다.
허 대표는 “우리와 비슷하게 시작한 미국의 스타트업 오버젯이나 펄은 기업가치가 5000억원을 넘어섰다”며 “미국 기업은 치아 2~3개를 엑스레이로 찍어 10장씩 보는 방식인데, 한번에 파노라마로 분석하는 DDH의 기술에 대해서는 FDA에서 전례가 없어서 승인을 안해주고 있는 상황이다. 진출만 한다면 중국 이상의 매출 효과를 기대한다”고 했다.
국내에서는 작년 식약처 허가를 받은 이후 서울 노원구에 최초로 도입하고 검증을 진행 중이다. 허 대표는 “지금 몇몇 보험사들이 굉장히 관심이 많고 노원구부터 시작했지만 지자체가 한 두 군데 더 확보되고 최소 1000명 정도의 데이터가 나오면 의미있는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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