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1 따라잡은 오픈소스 딥시크 R1에
개발자 생태계 빼앗길 위기느낀 오픈AI
더 많은 AI 모델 오픈소스로 공개할 수도
기존 오픈소스 이끌던 메타는 비상선언
오픈소스 AI 표준 중국이 만들까 우려
개발자 생태계 빼앗길 위기느낀 오픈AI
더 많은 AI 모델 오픈소스로 공개할 수도
기존 오픈소스 이끌던 메타는 비상선언
오픈소스 AI 표준 중국이 만들까 우려
오픈AI 로고 [로이터 = 연합뉴스] |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딥시크 쇼크’ 이후 오픈소스 전략 도입을 시사한 것은 딥시크가 오픈소스를 바탕으로 개발자 생태계를 가져갈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오픈AI는 그동안 개발한 인공지능(AI) 모델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 폐쇄형(proprietary) 전략을 취해왔다. 오픈AI가 만든 AI를 사용하려면 프로그램(API) 사용료를 내고 이용해야만 했다. 반면 딥시크가 지난달 말 공개한 딥시크 R1은 오픈소스로 모든 코드와 AI 모델의 가중치가 공개돼 있어 누구든지 이를 가져와서 수정하거나 상업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중국 기업들이 ‘증류’ 등 다양한 방법으로 선도 업체들의 기술을 빠르게 모방하는 상황에서는 폐쇄형이 오히려 불리해질 수 있다. 증류란 특정 AI 모델이 다른 모델의 출력 결과를 훈련에 쓰면서 유사한 기능을 개발하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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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는 개발자 생태계 확보가 발등의 불이다. 오픈AI는 그동안 ‘데브데이’를 개최하는 등 전 세계에서 개발자들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펼쳐왔다. 하지만 딥시크 등장 이후 많은 스타트업이 딥시크를 사용하겠다고 선언했다. 오픈AI 투자자인 마이크로소프트나 아마존이 자사의 클라우드 서비스에 빠르게 딥시크를 도입한 것은 이 같은 개발자들의 움직임을 파악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오픈AI 다음으로 딥시크에 큰 충격을 받은 미국 테크기업은 메타다. 메타는 ‘라마’라는 이름의 오픈소스 AI 모델을 만들면서 이 시장을 주도해왔는데, 라마보다 더 우수한 성능의 오픈소스 AI 모델이 딥시크에서 나오면서 주도권을 딥시크에 빠앗길 위기에 처했다. 그동안 많은 AI 개발 회사가 라마를 바탕으로 자체 AI를 만들거나 AI 기반 서비스를 만들었는데, 딥시크로 개발자들이 넘어갈 수 있는 것이다.
메타 대변인 존 캐빌은 지난달 29일 블룸버그에 보낸 이메일 성명에서 “오픈소스 모델은 업계에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으며 이는 모든 사람에게 AI의 혜택을 가져다줄 것”이라면서도 “글로벌 AI 표준을 중국이 아닌 미국이 설정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메타는 딥시크 R1 등장 이후 내부에 ‘워룸’을 만들고 딥시크에 대한 연구에 나섰다. 마크 저커버그 메다 CEO가 최근 실적 발표에서 딥시크의 기술로 AI 모델을 업데이트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공개된 딥시크의 기술을 자사 성능 향상에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메타는 올해 차세대 오픈소스 AI 모델인 ‘라마4’를 공개할 예정인데, 딥시크의 영향을 받은 만큼 훨씬 강력한 성능의 AI 모델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딥시크는 중국이 만든 오픈소스 AI가 표준이 될 수도 있을 가능성을 보여줬다. 저렴한 비용과 우수한 성능으로 많은 개발자가 이를 선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딥시크 외에도 중국 알리바바 큐원(QWEN) 등 중국 테크 기업들은 오픈소스를 표준으로 채택하고 있다. 후발 주자인 중국 입장에서는 오픈소스가 미국 테크 기업들이 가진 경쟁력을 허물고 중국의 방대한 개발자들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한편 딥시크의 AI 모델 개발 비용이 당초 알려진 것보다 10배는 더 들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일(현지시간) CNBC가 인용한 반도체 분석업체 세미애널리시스의 분석에 따르면 딥시크는 AI를 개발하기 위해 현재까지 최소 5억달러(약 7300억원)를 하드웨어에 지출했다. 이는 AI 모델 구동에 필요한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같은 반도체와 서버 구축 비용을 의미하는 것으로, 딥시크가 당초 주장한 총훈련 비용의 약 90배에 달한다.
세미애널리시스는 “연구개발(R&D) 비용과 운영 및 유지·보수에도 상당한 비용이 들어가고 AI 모델을 훈련하기 위한 ‘합성 데이터’ 생성에도 엄청난 컴퓨팅 자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리콘밸리 = 이덕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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