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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에 "가장 어리석은 무역전쟁"·"가장 큰 자책골"(상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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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보카도·방울토마토 등 소비재 가격 상승"…인플레 등 미국 경제 파장 불가피

미 언론 "트럼프에게 관세는 수단 아닌 목적 그 자체" 비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1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행정명령에 서명을 한 뒤 들어 보이고 있다. 2025.02.02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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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 멕시코, 중국산 수입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한 것과 관련해 미국 언론들이 무역 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과 미국 경제에 미칠 여파를 우려하고 있다.

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산 모든 수입품에 25%, 캐나다에는 25%(에너지는 10%)의 관세를 각각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또 중국산 수입품에는 기존 관세에 더해 10%의 관세를 추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워싱턴포스트(WP),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매체들은 공통으로 아보카도, 토마토 등의 식료품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점을 짚으면서 보복 관세까지 덮친다면 무역 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WSJ은 "공급망 격변. 더 비싼 아보카도. 더 높은 난방비. 그리고 더 행복한 미국 철강 산업"이라며 "무역 전쟁이 지속된다면 미국 경제에 큰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되는데, 식료품 가격부터 철강, 에너지 산업까지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특히 WSJ은 분석 회사 캐피털 이코노믹스 자료를 인용해 지난달 미국 소비자 물가는 1년 전보다 2.6% 상승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조처로 소비자 물가는 3.2% 오를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미국에 공급되는 아보카도의 80% 이상이 멕시코에서 생산되고, 캐나다는 미국 방울토마토 주요 공급국이다. 중국은 휴대전화, 의류 등 소비재를 주로 공급한다.

미국이 멕시코, 캐나다, 중국 세 국가로부터 들여오는 상품은 1조 3000억 달러(약 1896조 원)로, 전체 수입액의 43%에 달한다.

듀크 대학교 경제학과 조교수인 펠릭스 틴텔노트는 NYT에 "시간이 좀 걸릴 수 있지만, 이러한 관세가 유지된다면 결국 가격 인상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세금 및 컨설팅 회사 RSM US의 수석 경제학자 조 브루수엘라스도 WP에 "이런 종류의 수입세 인상은 거의 항상 소비자에게 전가된다"고 강조했다.

WP는 "트럼프가 미국 국경을 넘나드는 상품에 대한 가파른 관세를 갑자기 부과함으로써 지난 30년 동안 깊이 얽혀 있던 지역 공급망에 상당한 혼란이 초래될 위험이 있다"고 보도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 행정부의 전 무역 관리자이자 현재 조지 메이슨 대학교 메르카투스 센터의 수석 연구원인 크리스틴 맥대니얼은 CNN에 "가장 가까운 무역 상대국에 25%에 달하는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미국이 의지하고 있는 북미 경제 강국을 파괴할 위험이 있다"며 "왜 자신의 집을 불태우려고 하느냐"고 지적했다.

특히 WSJ은 사설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매체는 '역사상 가장 어리석은 무역 전쟁'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미국은 모든 것을 국내에서 만드는 완벽하게 폐쇄된 경제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자급자족' 사회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아니며, 우리가 살고 싶어 하는 세상도 아니다"라고 전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수단이 아니라 목적 그 자체라고 분석했다. 주로 관세는 상대국을 협상 테이블에 앉히기 위한 목적을 띠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수입원이라는 것.

NYT는 "지금으로서는 적어도 관세가 핵심"이라며 "영토 확장과 점점 더 공격적으로 나서는 중국에 대한 전략적 이점을 동시에 추구하면서 국가 재정을 강화하는 수단"이라고 짚었다.

CNN도 "세금 부과로 피해가 발생하기 전에 마지막 순간에 합의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서도 "이렇게 광범위한 상품에 대해 관세를 이렇게 많이 인상하는 것은 위험한 전략이며, 트럼프 대통령조차 첫 임기 동안 시도하지 않았던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RSM의 수석 경제학자 조 브루수엘라스는 "정부는 불장난을 하고 있다"고 질타했고,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수석 연구원인 메리 러블리도 CNN과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가장 큰 자책골일 수 있다. 엄청난 도박"이라고 지적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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