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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1 (화)

‘운명의 날’ 이재용… 사법리스크 털고 ‘뉴 삼성’ 가동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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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항소심 무죄 땐 족쇄 벗어나
컨트롤타워·초격차 전략 재가동
주총서 등기이사 복귀 등 가속화
유죄판결 시 위기론 심화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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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격차 전략의 재가동이냐. 2등 기업으로 전락이냐.'

장장 10년간 사법리스크에 묶여온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삼성이 3일 '운명의 날'을 맞이한다. 이날 서울고법에서는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시세조정 혐의에 관한 이 회장의 항소심 선고공판이 열린다. 이 회장이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 판결을 받는다면, 경영 전면 복귀와 함께 '뉴 삼성' 전략을 가동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반대로 일부라도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 위기론은 더욱 심화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이미 주력인 반도체 사업에선 지난해 처음으로 SK하이닉스에 역전을 허용한 상황이다. "자존심을 구겼다." 위기의 목소리가 삼성 내부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기로에 선 이재용 회장과 삼성

2일 재계는 이 회장의 항소심 재판 결과에 따라, 크게 두 가지 상황을 전제하고 있다.

1심과 마찬가지로,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이 유지된다면, 사실상의 사법리스크의 해소다. 이때부터 매우 속도감있게 이 회장의 경영 복귀작업이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다. 당장 이달 말 이사회 결의를 통해 다음달 주주총회에서 삼성전자 등기이사로 정식으로 복귀함(2019년 사임)과 동시에, 2017년 3월 국정농단 사건 당시 해체했던 그룹 컨트롤타워(미래전략실)복원, 초격차 전략 재가동 등의 수순이 전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선대회장과의 경영교체기, 사법리스크로 활동에 상당한 제약이 가해진 게 사실"이라며 "만일 무죄 판결이 나온다면, 삼성 위기론 돌파를 위한 움직임이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2019년부터 매년 3월 셋째 주 수요일에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해 왔다. 주총 안건을 확정하는 이사회는 주총 약 한 달 전인 2월 중하순께 열렸다. 2월 3일 2심 선고 이후 3월 주총 때까지 이 회장의 삼성전자 사내이사 선임 절차가 진행될 수 있는 시간이다. 3월부터는 완전한 의미에서의 경영복귀다. 현재 삼성전자가 처한 위기 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새로운 비전이 선포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대외 행보로는 반도체 보조금 지급 및 수출규제를 둘러싸고, 트럼프 2기 행정부와 본격 접촉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 회장은 앞서 지난해 11월 25일 항소심 결심공판 최후진술에서 "최근 들어서 삼성의 미래에 대한 우려가 매우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삼성 위기론'을 직접 언급하며, "반드시 극복하고 앞으로 한발 더 나아가겠다"고 경영의지를 강조했다.

■총수 560일 구속, 100여 차례 법정행

만일 현 상태가 장기화된다면, 총수로서 권한을 행사하고도 법적 책임은 지지 않는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뿐더러, 의사결정에도 차질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이 회장의 사법리스크는 2016년부터 횟수로 장장 10년간 이 회장 본인과 삼성을 옭아맸다. 이 회장은 2016년부터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휘말리면서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총 560일간 구속수감됐었으며, 2020년부터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시세조정 혐의로 100차례가 넘도록 재판에 출석했다. 이 기간 법정에 선 기간은 해외출장보다도 많았다.

항소심에서 일부라도 유죄판결이 내려진다면 삼성이 구상했던 이 회장의 경영복귀 시나리오는 물거품이 되고 만다. 이 회장이 법정을 드나드는 시기, 삼성전자의 위기는 가속화됐다. 반도체 부문에서는 SK하이닉스가 일찌감치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엔비디아에 납품한 것과 달리 삼성전자는 아직까지 품질 검증 단계조차 넘지 못했다. 지난해 삼성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은 무려 8조원의 격차를 내면서 SK하이닉스에 첫 추월을 허용하기까지 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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