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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2 (수)

이슈 제 22대 총선

이준석 “케네디·오바마도 40대 대통령” 사실상 대선 출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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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2일 서울 마포구 홍대 레드로드 버스킹거리에서 정치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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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2일 ‘젊음의 거리’로 불리는 서울 홍대 중심가에서 “대선이 있다면 그 안에서 역할할 것”이라며 사실상 조기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이길 각을 보고 끝까지 간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36세에 거대 정당의 당대표 당선이라는 기적을 누구도 믿지 않았다. 그리고 누구도 이기지 못할 것이라던 동탄의 기적 위에 우리가 쌓고 싶은 다음 기적은 바로 세대 교체의 기적”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번 대선의 시대 정신으론 “지성 회복”을 짚었다. 최근 보수 진영의 부정선거론과 과거 진보 진영의 광우병 파동 등과 모두 차별화하며 ‘정치적 세대 교체’를 강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개혁신당의 내분과 정치적으로 양극화한 지지층의 상황은 제3의 후보인 이 의원에게 악재로 꼽힌다.

이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 앞 거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가장 먼저 앞장서는 ‘퍼스트 펭귄’이 되고자 한다”며 대선 출마 의사를 밝혔다.

이 의원은 “대한민국은 최근 ‘지성과 반지성’이 대결하는 구도로 접어들고 있다. 우선 우리는 반지성과의 전면전을 벌여 나가야 한다”며 “우리가 지향해야 할 지성의 파도 속으로 뛰어드는 것이 아니라, 부정선거 같은 반지성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현실이 너무나 안타깝기만 하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 ‘반지성’의 사례로 천안함 폭침과 광우병 파동을 들면서 “대한민국은 광우병 논란으로 중대한 통상 교섭의 위기를 겪었고, 천안함 폭침 음모론으로 인해 우리 사회는 분열됐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어 “지금 우리 정치권이 보여주는 모습은 어떤가”라며 “정작 이 중대한 경제적 위협과 외교적 도전에 대한 논의는 사라지고, 터무니없는 음모론과 반지성이 정치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다. 선거 부정 음모론을 퍼뜨리며 ‘중국이 개입했다’는 식의 황당한 주장을 일삼는 사람들이 만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또 노무현 전 대통령을 둘러싼 정치 공방과 조국 전 장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언급하며 “과거의 논쟁을 소모적인 정치적 무기로 사용하는 정치권의 구태는 역사 속으로 사라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연공서열 철폐와 네거티브 규제 전환, 교육에 대한 투자 등 세 가지를 ‘세대교체’의 과제로 제시했다.

이 의원은 “존 F.케네디는 43세에 미국의 지도자가 되어 사람을 달에 보냈다. 마찬가지로 43세의 토니 블레어는 영국에 ‘제3의 길’을 제시했다. 46세의 빌 클린턴은 전쟁에서 승리한 현직 대통령을 꺾고 IT(정보기술)를 중심으로 미국의 중흥기를 이끌었고, 46세의 버락 오바마는 흑인 최초로 미국의 대통령이 되었다”며 ‘40대 기수론’을 내세웠다. 그는 이어 “변화는 과감한 세대교체와 함께 일어난다”며 “좌도, 우도 아닌 앞으로 가자”고 말했다.

그는 또 “저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가장 먼저 앞장서는 ‘퍼스트 펭귄(first penguin)’이 되고자 한다”며 “대한민국의 젊은 세대가 반드시 건너야 할 바다라면, 저는 주저 없이 먼저 그 바다에 뛰어들 것”이라고 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2일 서울 마포구 홍대 레드로드 버스킹거리에서 정치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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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원은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대선이 있다면 저는 그 안에서 역할할 것”이라며 대선 출마를 명시적으로 밝혔다. 그는 단일화 여부를 묻는 질문에 “저는 간다면 끝까지 간다. 이 길이 가는데 기름도 많이 먹고 주유소도 많이 들러야 하는데 가다가 기름이 떨어지면 뛰어서라도 가겠다”며 완주 의사도 피력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당당하게 말하면 이길 각을 보고 간다. 무조건 어떤 상황에서든 이길 각을 보고 그 방향을 가겠다”고도 말했다.

이 의원은 이번 대선의 시대정신에 대해 “비정상의 정상화가 큰 틀에서 중요하고 아까 말한 것처럼 지성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광우병 시위를 논리적으로 비판했던 사람들이 부정선거를 붙들고 있는 건 스스로의 자기모순이고 부끄러움”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최근 개헌 논의에 대해선 “국민의힘이 조기대선 앞두고 불리한 국면이니 개헌하자고 하는 건 진정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제가 나중에 높은 위치에 올라간다면 즉시 개헌 논의를 시작할 것이고 개헌은 대통령과 권력자의 권력을 줄이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1985년생으로 다음달 31일 이후 대선 출마가 가능한 나이인 만 40세가 된다. 첫 대선인 만큼 이 의원이 이번 대선에서 당선되지 않더라도 유의미한 득표율을 기록하면 정치적으로 성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의원은 ‘40대 기수론’을 내세워 2030 유권자들의 지지를 끌어낼 전망이다. 이날 기자회견 장소로 ‘젊음의 거리’인 홍대 중심가를 고른 것도 그 연장선상으로 보인다. 기자회견 직후 한 청년 지지자는 이 의원을 향해 “세대 교체가 답입니다!”라고 외쳤다.

하지만 최근 개혁신당 내 천하람 원내대표 등 이준석계 인사들과 허은아 대표 간의 내분은 대선 전 당 내 기반을 튼튼히 해야 할 이 의원에게 악재로 꼽힌다. 천 원내대표 측은 당원소환의 결과로 허 대표가 대표직을 상실했다고 주장하고, 허 대표는 이에 맞서 가처분신청과 형사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구속 기소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동정 여론으로 보수 진영이 결집하고, 정권 교체를 위해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진보 진영 역시 결집하는 상황에서 제3의 후보인 이 의원에게 얼마나 많은 표가 올지도 미지수다. 이 의원이 그간 ‘반페미니즘’ 정치로 젊은 남성들에게 치우친 지지세를 얻어온 점도 확장성이 중요한 대선 후보로서의 한계로 지적된다.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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