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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1 (화)

전설적 투자자 하워드 막스 “초저금리 안 온다, 이지 머니 시대 끝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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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하워드 막스 오크트리캐피털 회장이 지난달 24일 뉴욕에서 한국 특파원과 인터뷰를 했다./Reena Rose Sibayan for Amy Mayes Photogra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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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금리로 돌아가거나 금리가 지속적으로 낮아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지 머니(easy money·저금리로 돈을 빌려 투자) 시대는 끝났습니다.”

월가의 전설적인 투자자로 꼽히는 하워드 막스 오크트리캐피털 회장은 지난달 24일 미국 뉴욕에서 가진 특파원 간담회에서 “1980년 이후 금리 하락 기간 동안 좋은 성과를 냈던 레버리지(대출)를 활용한 투자는 앞으로 과거 수준의 성공을 거두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통화정책을 통해 지속적으로 경기 부양을 유지하는 것은 위험을 동반한다”고 했다. 간담회 5일 뒤인 지난달 29일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인플레이션이 다소 상승했고 경제 전망이 불확실하다”며 기준금리를 기존 4.25~4.5%로 동결했다.

조선일보

그래픽=양인성


1995년 막스 회장이 만든 오크트리캐피털은 약 2000억달러(약 290조원)를 굴리는 초대형 자산운용사다. 펜실베이니아대를 졸업하고 시카고대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딴 막스의 개인 자산은 약 3조원에 달한다. 그가 투자 철학을 적어 발표하는 ‘메모’(보고서)는 세계적인 투자가인 워런 버핏이 “메일함에 있으면 그것부터 읽는다”고 할 정도로 영향력이 있다.

-연준의 금리 인하는 끝났나.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아예 없지는 않지만, 내릴 가능성이 더 크다. 다만 올해 미국 기준금리가 연 3~3.5% 수준까지 내려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현재 금리는 높은 수준 아닌가.

“70년 동안의 연준 금리 차트를 보면 평균 금리가 연 5% 바로 아래에 있다. 지금 금리 수준과 비슷하다. 현재 금리는 역사적으로 볼 때 꽤 정상적이라는 것이다. 연준이 글로벌 금융 위기에 대응한 이후인 2009~2021년 벌어진 초저금리가 정상적이지 않았다.”

막스는 현재 상황에 대해 ‘Sea Change(상전벽해 같은 대변화)’라고 표현하며 과거 지속적인 금리 인하기와는 다른 투자 전략을 주문했다.

-과거 일반적이었던 ‘주식 60%, 채권 40%’ 포트폴리오는 유효한가.

“지금은 아무도 소위 ‘60/40’을 생각하지 않는다. 많은 사람이 사모 펀드와 같은 대체 투자에도 매우 적극적이다. 나는 신용 대출이나 고정 수익 투자 같은 것들이 주식의 수익률과 경쟁할 수 있을 만큼 높고 대부분의 투자자가 요구하는 수익률을 초과한다고 본다. 예컨대 S&P500의 수익률은 연 3~4%이고 어쩌면 2%일 수 있다. 그런데 오늘 아침 하이일드 채권(고위험·고수익 채권) 평균 수익률은 연 7.2%였다. 주식이 채권보다 수익이 좋다는 편견이 있지만, 위험을 회피하면서도 이익을 얻고 싶다면 S&P500에서 채권 투자로 자금을 이동하는 것이 전혀 불합리한 선택이 아니다.”

막스는 2000년 IT 거품 붕괴를 정확히 예측해 큰 명성을 얻었다. 그런 그가 지난달 초 투자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지나친 미 증시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현재 증시가 거품이라고 생각하나.

“버블은 단순히 가격이 높은 시기가 아니고 일시적인 광기의 시기다. 기회를 놓칠까 봐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합리적인 가격 판단을 멈추는 것인데, 현재는 이런 상황은 아니다. 당신이 은퇴를 앞두고 있어서 원금을 지켜야 하는 상황이면 포트폴리오의 공격성을 줄이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것이지, 경고 사이렌을 울리며 ‘지금 시장에서 나가라’는 것이 아니다.”

-주가는 많이 오른 상황인가.

“다소 비싸다. 특히 매그니피센트 세븐(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엔비디아, 메타, 테슬라)이 그렇다. JP모건에 따르면 S&P500이 2년 연속 20% 이상 상승한 기간은 역사상 4번밖에 없고 지금이 다섯 번째다. 보통은 2년 안에 하락한다. 현재 S&P500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이 22배에 달한다. 과거 기록을 비춰 볼 때 이 수준에서 S&P500을 매수하면 향후 10년간 연평균 수익률은 -2~2% 사이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 불확실성 시기… 5월까지는 상황 좋아질 것”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미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높다는 지적이 있다.

“트럼프는 틀에 박힌 사고를 하는 사람이 아니다. 다른 사람들이 고려하지 않았던 것들을 실행할 것이다. 트럼프가 어떤 말을 할 때 우리는 그가 실제로 그것을 실행할 의도가 있는지 알 수 없지만, 그는 특정 행동을 하겠다고 위협한 후 양보를 이끌어내고 승리를 선언할 것이다.”

-트럼프 정부에서도 중국이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인가.

“트럼프는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조 바이든보다 중국에 더 위협적이다. 나는 트럼프의 도발이 중국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고 6개월 안에 미국과 중국의 관계에 진전이 있다는 발표가 있을 것으로 본다. 그리고 트럼프는 승리를 선언할 것이고, 양국 간 긴장이 완화될 것이다.”

-투자자 입장에서 최근 한국의 정치적 상황을 어떻게 보나.

“한국은 지금 불확실성의 시기를 겪고 있지만 5월까지는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고 본다. 한국에 투자하는 것에 대해 전혀 이의가 없고 나도 계속해서 한국에 투자할 대상을 찾고 있다.”

☞하워드 막스

월가의 전설적인 투자자로 꼽히는 하워드 막스 회장은 1995년 초대형 자산운용사 오크트리캐피털을 세웠다. 1946년생으로 펜실베이니아 와튼스쿨과 시카고대 MBA(경영학 석사) 과정을 마친 막스는 2000년 ‘닷컴 버블 붕괴’를 정확하게 예측하면서 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가 투자 철학을 발표하는 ‘메모’는 세계적인 투자가 워런 버핏도 “그것부터 읽는다”고 할 정도로 투자계에 영향력이 있다. 그가 이끄는 오크트리캐피털은 약 290조원을 굴리며, 기업 내 내재 가치를 분석해 투자하는 ‘가치 투자’로 정평이 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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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윤주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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