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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0 (월)

1인당 GDP는 일본·대만보다 높은데···내 월급은 왜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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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수출입 화물이 쌓여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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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3만6000달러를 넘어섰다. 일본·대만보다 높은 수치다. 다만 1인당 GDP는 수출 증가 등으로 커진 경제 규모가 반영된 수치라 실제 국민 소득과는 괴리가 있다.

2일 기획재정부·한국은행·통계청 자료를 종합하면, 지난해 1인당 GDP는 1년 전보다 454달러(1.28%) 늘어난 3만6024달러(약 5250만원)로 추산된다. 대만(3만3234달러), 일본(3만2859달러)보다 높다.

지난해 1인당 GDP는 코로나19 유행기인 2021년의 3만7503달러보다는 낮다. 한국의 1인당 GDP는 2016년(3만839달러)에 처음으로 3만달러를 넘어섰고, 2018년 3만5359달러로 올랐다가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2020년 3만3503달러로 떨어졌다. 2021년엔 정부의 적극적 재정정책과 수출 호조 등의 영향으로 3만7503달러로 다시 올랐다가 2022년 3만4810달러로 내려갔다. 이어 2023년부터 2년 연속 증가했는데, 전년 대비 증가율은 2023년 2.18%에서 지난해 1.28%로 둔화했다.

지난해 1인당 GDP가 오른 이유는 수출 증가와 물가 상승 등으로 명목 GDP가 커졌기 때문이다. 1인당 GDP는 특정 국가의 명목 경제 규모를 보여주는 경상 GDP를 미국 달러화로 환산한 뒤 총인구로 나눈 수치다.

지난해 한국 경상 GDP 증가율은 5.9%로 2021년(7.9%) 이후 가장 높다. 반도체·자동차 분야가 이끈 역대 최대 규모의 수출 실적이 명목 성장을 이끌었다. 지난해 수출 실적은 6838억달러로 1년 전보다 8.2% 늘어났다. 물가 상승도 명목 GDP를 끌어올렸다. 아울러 분모인 총인구 증가세는 둔화하면서 1인당 GDP가 오르는 데 기여했다.

반면 원화 가치의 하락은 1인당 GDP 상승폭을 둔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원·달러 환율은 1년 전보다 58.57원 오른 1363.98원을 기록했다. 올해 환율이 안정되고 정부 전망대로 경상성장률이 3.8%를 기록한다면 1인당 GDP는 다시 3만7000달러대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1인당 국내총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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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당 GDP는 국가 생활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로 여겨지지만, 실제 국민 소득은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다. GDP에는 가계뿐 아니라 기업·정부가 번 돈을 합산해 반영하기 때문이다. 한국처럼 수출의존도가 높은 국가에서는 개인 소득과 1인당 GDP의 괴리가 커질 수 있다. 한국무역협회의 ‘2023년 수출의 국민 경제 기여 효과 분석’ 보고서를 보면, 한국 GDP 대비 수출액 비중은 35.7%에 달한다.

그렇다면 실제 국민 소득은 어느 정도일까. 고용노동부의 ‘2024년 12월 사업체노동력조사’를 보면, 지난해 11월 노동자 1명당 명목임금은 월 380만원으로 1년 전보다 2.3% 올랐다. 상용직 노동자 1인당 임금은 월 402만7000원, 임시·일용직 노동자 임금은 월 180만7000원이었다. 국세청 자료를 보면 2023년 귀속 연말정산 신고인원 2085만명의 평균임금은 연 4332만원으로, 같은 해 1인당 GDP(3만5570달러·약 5187만원)보다 850만원 가량 적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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