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소변 검사로 전신 건강 살피고
난소·정자 기능 확인해 가임력 점검
육류·채소·생선 등 ‘균형식단’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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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임신은 아이를 원하는 부부의 소망이자 목표다. 이를 실현하려면 부부는 임신과 관련된 지식을 잘 이해하고 임신에 도움되는 생활습관을 습득해 실천해야 한다. 건강한 임신은 부부 모두의 몫이다. 올해 임신 계획을 세운 부부라면 내과적·외과적 질환을 미리 점검해 치료받고, 건강한 임신에 방해되는 위험 요소를 파악해 대비해야 한다. 부부가 몸과 마음을 최상의 상태로 만들어 건강한 2세를 맞이할 준비를 하자.
예비 엄마
여성은 기본적으로 체중과 혈압을 확인하고 의사와 상담해 생활습관과 생리 주기를 점검받는다. 혈액·소변 검사도 받아 당뇨병과 신장병, 빈혈, 갑상샘 질환 같은 전신의 건강 상태를 두루 살피는 게 좋다. 간염과 풍진, 매독, 에이즈, 톡소플라스마 등 주요 감염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에 대한 항원과 항체 유무를 확인하는 검사도 빼먹지 말아야 한다. 이를 통해 여성의 감염력이 어느 정도인지, 태아에게 전달될 면역력을 잘 갖췄는지 확인할 수 있다. 2년마다 시행하는 자궁경부암 검사 주기를 지키고 필요할 경우 자궁 초음파 검사도 미리 해보는 것이 좋다.
임신 중에는 면역력이 약해져 평소보다 질병에 걸리기 쉽다. 일부 질병은 태아에게 선천성 기형이나 태아 감염 혹은 유산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임신 전에 예방접종하는 게 좋다. 간염과 풍진 항체는 필수로 확인해야 할 항목이다. 하 교수는 “풍진 예방접종은 생백신으로, 접종 후 1~2개월간 피임이 필요하며 임신 중엔 접종이 불가하므로 임신 시도 전에 꼭 확인해 접종해야 한다”고 말했다. A·B형 간염 백신은 효과가 좋은 편이라 예방접종으로 면역력을 획득하는 것이 태아에게 안전하다. 또 시기에 따라 백일해나 매년 국가적으로 시행하는 독감 예방접종을 챙긴다.
전반적인 가임력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난소 기능 검사(AMH 검사)도 유용하다. AMH(항뮬러관호르몬)는 난소에 있는 미성숙 난포에서 분비되는 물질로, 그 수치를 통해 미성숙 난포 수를 파악해 난소의 양적 기능을 평가한다. AMH 수치가 낮다는 건 난소에 남아 있는 미래에 이용 가능한 난자 수가 적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난소 기능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떨어지기 때문에 자연 임신이 점차 어려워질 수 있다. 따라서 AMH 수치가 낮은 경우 즉시 추가적인 검사를 시행하고 필요한 도움을 받아야 한다. 다만 하 교수는 “AMH만으로 난소 기능을 완벽하게 평가할 순 없다”며 “이 결과만으로 임신 가능성을 예단하는 것을 조심해야 하고, 반드시 초음파 검사 결과를 함께 확인한 후 전문가와 후속 방침을 결정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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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아빠
나이 들수록 정자의 질은 떨어지기 때문에 임신을 자신할 수 없다. 따라서 정자의 양과 농도, 운동성, 형태를 파악하는 정액 검사와 고환의 크기, 음낭, 음경 이상, 정계정맥류 여부를 확인하는 남성 검진을 필수로 받는 게 좋다. 미즈메디병원 비뇨의학과 김기영 주임과장은 “일반적으로 남성 난임은 단순히 한 가지 요인 때문이라기보다 여러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생긴 결과”라며 “원인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지므로 검사를 통해 정확하게 원인을 파악하고 진단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정자는 고환에서 만들어져 성숙하기까지 약 74일 걸린다. 여기에 정자가 이동해 외부로 나오는 데까지 10~14일이 더 필요하다. 임신을 계획하고 있는 예비 아빠라면 최소 3개월은 건강한 정자를 만드는 데 힘써야 한다는 의미다. 이땐 정자 기능에 나쁜 영향을 주는 행동을 피해야 한다. 술·담배가 그렇다. 흡연은 정자 기능을 떨어뜨리고 정자핵의 DNA를 손상시켜 난임을 유발한다. 또 알코올 섭취로 간 기능이 떨어지면 대사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로 인해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증가하는데, 이것이 정자 형성을 방해한다.
고환에서 정자가 만들어질 때나 정자가 이동할 때 고환의 온도가 오르면 정자의 수와 운동성에 나쁜 영향을 준다. 김 주임과장은 “고환 온도가 높아지는 것을 막으려면 빈번한 사우나와 반신욕은 피해야 한다”며 “몸을 조이는 속옷과 바지는 입지 말고 너무 오래 앉아 있거나 다리 꼬는 자세 역시 자제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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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도움되는 부부 건강관리 4가지
1. 비만·저체중 탈피
과체중인 여성은 체중의 5~7% 감량하거나 정상 체중으로 회복하면 생식 능력 향상에 도움된다. 저체중 또한 호르몬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체지방 비율을 20%로 유지할 필요가 있다. 한정열 교수는 “과도한 비만이나 저체중은 정자의 생성과 기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따라서 체중의 적절성 여부를 반드시 살핀다.
2. 신체 맞춤 운동
규칙적인 운동은 불필요한 지방을 태우고 호르몬 균형을 되찾는 데 효과적이다. 스트레스 해소와 혈액순환 개선에도 도움된다. 임신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강도별로 다양하게 운동을 병행하면 좋다. 운동은 건강한 정자 생성에도 긍정적이다. 다만 남성은 자전거 타기나 장시간의 러닝머신, 실내 조깅 등 고환 온도를 높이는 운동은 피한다.
3. 생체리듬 회복 돕는 수면
수면 부족은 호르몬에 악영향을 준다. 호르몬의 생성과 분비는 인체의 생체리듬상 주로 밤이나 잠든 후에 활발해진다. 사람마다 적정 수면 시간은 다르지만, 대체로 부부 모두 하루 7~9시간 정도 자는 것이 좋다. 낮잠을 잤다면 곧바로 햇빛을 쐬어야 정상적인 생체리듬을 찾는 데 도움된다. 잘 때는 방안의 온도를 너무 높이지 않는 것이 좋다.
4. 카페인 섭취는 하루 200㎎ 이하로
여성 흡연은 배란과 자궁 내막에, 남성 흡연은 정자의 질과 호르몬에 악영향을 준다. 고유라 교수는 “연구에 따르면 간접흡연을 경험한 여성은 임신 성공까지 더 오랜 시간이 걸리고, 난임 확률이 1.67배 높았다”며 “남녀 모두 금연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커피·탄산음료·초콜릿·녹차 등에 있는 카페인 섭취는 하루 200㎎ 이하로 제한하는 것이 좋다.
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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