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포커스]
스텔란티스, 무늬만 합병·경영진 불협화음
혼다·닛산, 경영통합 방향, 이달 중 결론
"스텔란티스 반면교사 삼아야"
(왼쪽부터) 우치다 마코토 닛산자동차 사장, 미베 토시히로 혼다 사장, 가토 다카오 미쓰비시 자동차 사장이 23일(현지시간) 도쿄에서 닛산과 혼다의 합병에 관련해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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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일본 주간지 닛케이비지니스는 최근 ‘혼다와 닛산, 쉽지 않은 통합 선배 스텔란티스의 고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혼다와 닛산이 힘을 합치면 세계 3위 판매량을 넘볼 수 있지만, 스텔란티스의 현재 상황을 보면 성공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보도했다.
세계 7위 자동차 회사인 일본 혼다와 8위 닛산은 작년 12월 합병을 위한 상장 지주사를 오는 2026년 8월 새로 설립하는 것을 목표로 본격적인 협의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두 회사는 신설 지주사를 설립, 산하로 들어가기 위해 세부 협상을 올해 6월 최종 마무리하기로 했다. 양사가 합병하면 현대차·기아를 제치고 세계 3위 자동차그룹으로 껑충 뛰어오르게 된다.
닛케이비지니스가 스텔란티스의 합병 사례에 주목한 건 애초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21년 푸조와 시트로엥을 소유한 프랑스의 푸조 시트로엥(PSA)과 피아트, 크라이슬러를 소유한 피아트크라이슬러자동차(FCA)의 합병을 통해 탄생했다. 네덜란드에 본사를 두고 14개의 브랜드를 보유한 다국적 기업으로 출발했다.
스텔란티스는 당초 지난해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회복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달성이 어려워 보인다. 스텔란티스의 올 3분기 매출은 330억 유로(약 48조 7500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27%나 급감했다. 연이은 가격 인상으로 주력인 미국 시장에서 판매량이 급감한 탓이다. 이에 시장에선 스텔란티스가 연간 영업이익률을 5.5~7%로 하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영진 간의 불협화음이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된 계기는 타바레스 전 CEO의 임기 중 사임이다. 회사 측은 CEO 사임 승인과 후임자 선임 절차를 순조롭게 진행해 올 상반기 중 마무리 짓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앙리 드 카스트리 사외이사가 “스텔란티스가 창립 이래 거둔 성공은 주주, 이사회, CEO의 완전한 협력에 기반했지만, 최근 몇 주 동안 이견이 나타나고 있어 이사회와 타바레스 회장 모두가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발언을 하면서 CEO 경질론에 힘이 실린다. 직원 구조조정과 산하 브랜드 매각 검토 등 타바레스 전 CEO의 급격한 비용절감 노선에 이사회가 반발했다는 것이다.
닛케이비지니스는 스텔란티스가 세기의 위대한 합병(Great Merger of the Century)으로 세계 최강자의 위치를 확실히 차지했지만, 아직 단일 기업이 되지 못해 규모의 이점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피아트, 푸조 같은 일반 차량부터 ‘마세라티’와 같은 고급차에 이르기까지 14개 브랜드가 참여하고 있으나 각개전투를 하다보니 새산량 증가에 따라 단위당 생산비가 감소하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닛케이비지니스는 “서로 다른 기업문화를 결합해 시너지를 내기란 쉽지 않다”며 “생각처럼 빛을 발하지 못하는 스텔란티스의 고뇌가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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