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근' 구조조정 전문가 대거 영입,
수백만 공무원에 "사표내라" 메일…
"성과 증명" 요구, 정서적 압박까지
/사진=트위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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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연방 공무원 인력·조직의 구조조정에 착수한 가운데 2022년 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의 트위터(현 X) 인수가 회자된다.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은 머스크가 트위터 구조조정 당시의 조치 및 절차를 연방정부에도 그대로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직을 권고하는 이메일을 발송하고, 인력감축 대상자들을 비난하며, 비용 절감을 목표로 사무실 면적을 축소하는 등의 방식이다. 특히 트위터 인수를 주도했던 머스크의 측근 인사들이 이번에는 트럼프 정부 구조조정에도 직접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30일(현지시간) '데자뷔:머스크, 트위터 인수 전술을 워싱턴에 적용한다'라는 제목의 보도에서 2022년 말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전략과 최근 정부 구조조정 작업이 "놀라울 정도로 비슷하다"고 평가했다.
앞서 트럼프 2기 백악관은 출범 첫날부터 연방공무원 신규 채용을 중단하고 채용 내정자의 발령을 취소하도록 지시했으며, 수습 기간 중인 공무원 명단 및 개인별 평가를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아울러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정책 담당 공무원들에게는 전원 유급 강제 휴직 발령을 내고, 추후 계약종료 등의 방식으로 해고할 계획이다.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 조력자들과 함께 정부 구조조정도 추진 중이다. NYT에 따르면, 트위터 인력 감축을 지휘한 스티브 데이비스 보링컴퍼니(머스크의 터널건설업체) 대표가 정부효율부에 합류했고, 스페이스X(머스크의 우주개발업체) 임원인 브라이언 비엘데가 인사관리국 고문을 맡는다. 마찬가지로 트위터 인수에 동참한 마이클 그라임스가 상무부 고위직을 맡을 예정이며, 머스크의 측근 토마스 셰드는 연방서비스청의 '기술혁신 서비스' 책임자가 됐다.
[워싱턴=AP/뉴시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19일(현지 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대통령 취임식 전야 집회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2025.01.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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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만 명의 연방공무원은 같은 날 "갈림길(Fork in the Road). 직장의 광범위한 변경을 수락하거나 사직하시오"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받았다. NYT는 "트위터 수천명 직원이 머스크로부터 받은 것과 비슷한 메시지"라고 평가했다. 머스크가 후원하는 PAC(정치활동위원회)은 X 게시물에서 "사직 수락이 예상되는 연방 공무원은 5~10% 수준이며, 이로써 약 1000억달러를 절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무실 폐쇄도 핵심 전술이다. 머스크의 트위터는 전 세계 사무실의 임대료 납부를 중단했고, 미국 내 시애틀·콜로라도 등의 주요 거점에서도 직원들을 퇴거 조치했다. NYT에 따르면 머스크는 30일 워싱턴 연방총무청(GSA) 본부를 방문해 스티븐 에히키언 임시 청장을 만났다. GSA는 연방 소유 부동산 2건을 매물로 내놓고, 3건의 임대는 종료한다. 에이키언은 "이번 조치로 1100만달러를 절약할 것"으로 봤다.
위기 의식을 느낀 공무원 중 일부는 트위터 퇴직자들에게 'SOS'를 쳤다. NYT는 "몇몇 연방 공무원들은 해고된 트위터 직원들을 대리해 머스크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벌이고 있는 섀넌 리스 리오단 변호사에게 연락했다"고 전했다. 리스 리오단은 매체에 "머스크는 트위터에서 직장을 파괴하는 법을 배웠다"며 "연방정부에도 동일한 각본을 적용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NYT는 "머스크는 결국 트위터 인력의 80%를 내보내고 부동산도 줄였지만, 비즈니스까지 쇠퇴했다"며 "최근 X의 이용자 성장세는 정체돼 있고, 매출과 손익 지표도 인상적이지는 않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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