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재판 맡은 지귀연 판사 압박하는 지지자들…음모론 확산
'법관 협박' 미국은 최대 징역 30년…우리나라선 최대 3년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4차 변론기일에 출석해 있다. 2025.1.23/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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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민재 기자 =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형사 재판이 시작됐다. 내란 사건을 사실상 전담하고 있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가 재판을 맡았다. 이에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재판장인 지 부장판사(51·사법연수원 31기)와 관련한 음모론을 확산시키는 등 재판부 압박에 나섰다.
서울 출신 판사에 "중국인 아니냐"…서부지법에선 판사 이름 부르며 난동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사법부를 향한 겁박은 윤 대통령 사법 절차 개시와 함께 시작됐다. 지난해 12월 31일 체포 영장이 발부되자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 모인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판사에게 폭언을 퍼부었다.
한남동에 모인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서부지법 부숴야 한다", "이순형 빨갱이 XX" 등 욕설을 뱉었다.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한 건 서울서부지법 이순형 영장전담 부장판사(52·사법연수원 28기)다. 이 부장판사는 33시간가량의 장고 끝에 영장을 발부했다.
형사재판 개시가 임박하자 지 부장판사에 대한 공세 수위도 높아졌다. 윤 대통령 지지자인 서정욱 변호사는 지난달 30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이름부터 수상한 지귀연 판사는 누구인가?'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서 변호사의 채널은 약 53만 명의 유튜브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한성진·신진우 부장판사는 현재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와 수원지방법원 형사11부를 각각 담당하고 있다. 이들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재판을 담당해 왔다. 다만, 신 부장판사는 최근 단행된 대법원 인사에서 오는 24일자로 수원고등법원 소속 고법판사로 자리를 옮긴다.
한 부장판사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에서 이 대표에 징역형을 선고했다.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공판을 담당하는 신 부장판사는 이 대표 측이 고의로 재판을 지연하고 있다며 질타한 바 있다.
해당 영상 댓글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지귀연 판사 이름이 화교 같다", "중국인은 한국 땅에서 판사가 될 수 없다", "지귀연 판사가 전남 출신이라더라", "이름부터 안믿긴다. (이미) 다 결정한 것 아니냐. 국민을 우롱하면 반드시 죗값을 치를 것"이라는 음모론이 확산하고 있다. 지 부장판사는 서울 출신으로 서울 개포고와 서울대 사법학과를 졸업했다.
19일 새벽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서울 서부지법에 지지자들이 진입해 난동을 부리고 있다. 2025.1.19/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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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박에 '복면 판사' 등장한 콜롬비아… 최대 형량 美 30년, 韓 3년
판사 협박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과거 콜롬비아를 공포에 떨게 했던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도 법의 심판을 피하고자 법관들을 겁박했다.
그는 1993년 사망하기 전까지 끊임없이 재판부를 협박했다. 마약 밀매, 살인, 테러 등 혐의로 수사망이 좁혀오자 에스코바르는 법관 매수를 시도했다. 돈으로 회유되지 않는 판사는 살해했다.
1985년에는 법정 증거를 없애기 위해 탱크로 법원을 습격하기도 했다. 에스코바르의 협박에 위협을 느낀 판사들은 복면을 쓰고 법정에 들어서기도 했다.
특히 법관을 포함한 연방 공무원을 위협하거나 협박하면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벌금형에 처한다. 폭행으로 상해를 입히면 최대 20년, 범행에 무기를 사용하면 최대 30년의 징역까지 선고받을 수 있다.
반면, 한국의 경우 판사 신변 위협은 형법 제283조 제1항 협박죄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 원 이하 벌금·구류 등의 처벌을 받을 수 있다.
2인 이상이 공동으로 협박하면 처벌 수위가 더 높아지지만, 해외 사례와 비교하면 여전히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콜롬비아 메데인의 이발소 겸 기념품 가게가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의 사진으로 장식돼 있다. ⓒ 로이터=뉴스1 김민재 기자 ⓒ News1 김민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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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j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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