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대도시 ‘이것’과 전쟁 선포했지만...10년 사이 폭발적 증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한 풀 숲에서 찍힌 생쥐의 모습. 생쥐의 크기는 10㎝ 정도다. 기사와 관련 없음. /AP 연합뉴스

지구 온난화로 겨울이 따뜻해지면서 미국과 캐나다 등의 주요 대도시들에서 쥐떼가 폭발적으로 늘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조너선 리처드슨 미국 리치먼드대 교수 등은 지난달 31일(현지 시각) 이런 내용을 담은 연구 논문을 과학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발표했다. 연구 대상 도시는 미국 도시 13곳과 캐나다 토론토,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일본 도쿄 등 총 16곳이었다.

그 결과, 연구 대상 도시 중 최근 10년간 쥐가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워싱턴DC였다. 증가율은 390%에 달했다. 이어 샌프란시스코(증가율 300%), 캐나다 토론토(186%), 뉴욕(162%) 등 순이었다.

조사 대상 도시 16곳 중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오클랜드, 버팔로, 시카고, 보스턴, 캔자스시티, 신시내티 등 11곳에서 쥐 수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다만 댈러스와 세인트루이스 등 2곳은 각각 소폭 증가하고 감소했으나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변화는 없었다.

연구 대상 도시들의 쥐 수가 증가하는 추세에서 기온 상승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40%로 나타났다. 또 인구 밀도가 높은 도시일수록, 그리고 녹지 공간이 적은 도시일수록 쥐떼가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뉴올리언스, 루이빌, 도쿄 등 3곳에서는 쥐 수가 감소했다. 리처드슨 교수는 영국 일간 가디언에 감소 폭이 가장 큰 뉴올리언스에서는 쥐 창궐을 방지하는 요령에 대한 교육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도쿄에서 쥐가 줄어든 것과 관련해서는 문화적 규범과 청결함에 대한 기대가 높아 사람들이 쥐를 발견하면 곧바로 신고를 하는 경향과 관련이 있을 수도 있다는 추측을 내놨다.

미국 많은 도시는 쥐떼를 상대로 ‘전쟁’을 선포했으나 쥐떼의 창궐을 막지는 못하고 있다. 워싱턴 DC는 시 차원에서 부동산 관리자들과 사설 방제업체 직원들에게 쥐 잡기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개 주인들의 협조를 얻어 개가 쥐를 잡도록 시키기도 한다. 에릭 애덤스 뉴욕 시장은 ‘설치류 피해 감소 책임자’를 모집하는 공고를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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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아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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