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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5 (수)

인공지능과 대화하며 위로 받는 세상…일라이자 효과[아무Te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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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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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승준 기자 = 사람은 말이 통하지 않는 반려동물에게 말을 걸 정도로 대화를 좋아한다. 미래에는 인공지능(AI)에 말을 걸고 위안을 얻는 사람들이 늘어날 전망이다.

이미 챗GPT에서 감정적 위안을 얻고 심지어는 사랑에 빠졌다는 증언이 온라인 커뮤니티, 언론을 통해 소개되고 있다.

컴퓨터나 AI가 사람처럼 행동하면 인간이 무의식적으로 의인화하는 이런 현상을 '일라이자 효과'라고 한다.

고도의 AI가 아니더라도 맥락에 맞게 맞장구쳐주는 단순한 프로그램에서도 일라이자 효과가 나타난다.

1966년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의 조셉 바이젠바움 연구진은 '일라이자'(ELIZA)라는 챗봇을 개발했다.

이 챗봇은 적당히 맞장구만 쳐주는 수준이었지만 사람들은 위안을 얻었다.

예를 들어 "내 남자 친구가 나는 항상 우울해한다고 말해"라고 입력하면 일라이자가 "네가 우울해서 유감이네"라고 답하는 식이다.

이 정도 수준이었지만 사람들은 공감받는다며 마치 정신과 의사와 대화하는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반응은 일라이자가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들에게서도 나타났다. 사람들은 인간 의사에게는 쉽게 말하지 못하는 내용도 일라이자에게는 털어놓았다.

일라이자 효과는 양날의 검이다. 2023년 벨기에 일간지 '라리브르' 보도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인한 미래를 비관하던 남성의 극단적인 선택 후 유족이 챗봇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대화 과정에서 챗봇이 남성의 비관적 발언에 동조해 문제를 키웠다는 것이다. 이후 챗봇 제작사는 관련 사고 재발 방지 조처를 했다.

사람과 컴퓨터의 상호작용을 연구하는 인간-컴퓨터 상호작용(HCI)이나 전통적인 심리학 분야에서는 일라이자 효과의 긍정적인 면을 살리는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또 이와 함께 윤리학, 철학 연구도 진행 중이다.

특히 최근에는 유아의 정서 발달, 노년 정신 건강 개선에 AI나 로봇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사람과 AI의 대화가 늘며 실제 대화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분석도 나오는 중이다.

이런 연구는 향후 AI 규제 논의에 활용될 수 있다.

향후에는 미세한 표정, 음성 변화나 시선 변화를 감지하는 기술이 결합하며 더 풍부한 사람-AI 감정 교류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24시간 대기하며 대화 상대가 되어주는 로봇과 실제 인간과의 소통 방법이 다른 만큼 정서적 안정감 제공에 한계가 있다는 신중론을 펼치기도 한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앱,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seungjun24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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