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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4 (화)

지난해 SK하이닉스에 뒤진 삼성…올해 반격 카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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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 반도체 경쟁에서 삼성전자는 결국 SK하이닉스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인공지능(AI) 성장과 함께 늘어난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에 어떻게 대응했는가가 승패를 갈랐다. 삼성전자는 올해 반격을 노리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31일 발표한 2024년 4분기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300조9000억원, 영업이익은 32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16.0%, 26.2% 각각 상승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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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중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매출은 111조1000억원, 영업이익은 15조1000억원이었다. 전년 대비 67%, 30% 각각 증가한 것으로, DS 연간 매출이 100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시장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SK하이닉스와 역전됐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매출이 66조1930억원, 영업이익 23조4673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전자 영업이익보다 8조원 이상 앞선다.

SK하이닉스는 글로벌 HBM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하면서 성과를 냈다. SK하이닉스는 5세대 HBM3E를 엔비디아에 공급하고 있다. 올해 HBM 물량도 이미 솔드아웃(완판)된 상황이다.

삼성전자가 올해 실적 개선을 이뤄낼지 관심사다. 상반기보다는 하반기에 시선을 두고 있다.

지난해 전영현 DS 부문장 부회장 취임 후 고강도 쇄신작업을 진행하며 기반을 다졌다. 전 부회장은 올해 초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과의 공동 신년사에서 “초격차 기술 리더십을 바탕으로 재도약의 기틀을 다지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지난해 연구개발(R&D) 투자도 지속했다. 최대 규모인 35조원을 투입해 AI 반도체와 고성능 메모리, 서버 관련 제품 등 미래 기술 확보 노력을 지속했다.

HBM 공급 확대가 실적 개선을 위한 주요 ‘퍼즐’이 될 전망이다.

엔비디아 HBM 공급이 관건인데, 현재 HBM3E 8단, 12단 제품에 대해 퀄테스트(품질 검증)가 진행 중이다. 블룸버그는 최근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전자의 HBM3E 8단 제품이 엔비디아 승인을 받았다고 보도했으나 사실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올해 HBM 생산과 관련, 삼성전자는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HBM3E 개선 제품을 올해 1분기 말부터 주요 고객사에 공급할 예정”이라며 “HBM3E 개선 제품의 가시적인 공급 증가는 2분기부터 본격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6세대 HBM4는 올해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기존 계획대로 개발을 진행 중”이라며 “HBM4와 HBM4E 기반 커스텀(맞춤형) HBM 과제도 기존 계획에 맞춰 고객사와 기술적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D램은 중국 저가 물량이 공급이 늘어난 범용(레거시) 비중을 한자릿수로 줄이고 고부가가치 제품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반등 기대감을 반영하듯 개인투자자는 지난달 2일부터 31일까지 삼성전자 주식 2420만1844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 1위다.

지난해 선임된 박순철 삼성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례적으로 직접 컨콜에 참석해 “삼성전자는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으며 각 사업 특성상 비즈니스 사이클에 따른 변동성은 분명히 있다”며 “삼성전자 성장 역사를 보면 항상 근본 경쟁력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위기 때마다 성장해 왔다. 지금의 이슈 또한 새로운 도약을 위한 성장의 기회로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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