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아지트에서 한 직원이 출근하고 있다. 성남=임세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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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카카오 15층 주민(주가 15만원 대 주주)입니다. 사실 익절은 이제 꿈도 안꾸고요. 이미 떨어질대로 떨어진 주가 어디까지 가나 지켜보는 중입니다. 인공지능(AI) 개발한다고 한 지 한참 된 것 같은데, 중국 스타트업이 AI 모델 개발할 때까지 제대로 된 성과조차 없네요. 그나마 ‘오픈소스’ 덕분에 수혜를 볼 수 있다곤 하는데요, 이렇게 뒤따라 가기만 하는 주식이 미래가 있나 여전히 의심됩니다.” (경기 수원시 주민 A 씨·38세)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의 등장으로 국내 주요 반도체주 주가가 급락세를 면치 못하면서 코스피 지수도 약세를 보였다. 하지만, ‘딥시크 R1’이 오픈소스 AI 모델이라는 점에서 AI 개발에서만큼은 후발주자인 한국에선 소프트웨어 기업들을 중심으로 수혜를 볼 것이란 기대가 커지는 모양새다.
특히, 한때 ‘국민주’로 불렸지만 주가가 가파른 우하향 곡선을 그리면서 개미(소액 개인 투자자)들의 눈에서 피눈물이 나게 만들었던 카카오 주가도 반등 모멘텀을 찾을 수 있을 지 관심이 집중된다.
전날 카카오 주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일명 ‘딥시크 쇼크’다.
딥시크는 또 R1을 엔비디아가 중국 수출용으로 성능을 낮춰 출시한 H800을 활용해 개발했는데, 그 성능이 생성형 AI ‘챗(Chat)GPT’ 개발사인 오픈AI의 모델과 비교해 뒤처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으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엔비디아의 고성능·고비용 AI 반도체 수요가 기대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 탓에 엔비디아와 브로드컴 등 미 증시 주요 AI 반도체주는 물론, 국내 증시 내 반도체 주가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전날 종가 기준 SK하이닉스 주가는 하루 사이 9.86%(2만1800원) 떨어진 19만9200원에 장을 마쳤고, 삼성전자(-2.42%), 한미반도체(-6.14%) 등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아지트. [카카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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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AI 소프트웨어 기업에 대한 기대감은 커지는 모양새다. 고성능·고비용 AI 반도체를 비롯해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비용을 투자하지 않더라도 AI 모델 개발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낼 수 있다는 희망을 찾았기 때문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엔비디아 등 AI 하드웨어 업체의 성장 독주에서 AI 비용 하락에 따른 AI 소프트웨어 업체의 수익성 개선이란 측면으로 이동하게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업계에선 AI 개발에 전사적 역량을 투입하고 있지만,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카카오가 ‘딥시크 쇼크’의 최대 수혜주가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내놓는다.
앞서 국내 기업 중 자체 대규모언어모델(LLM)을 개발한 국내 기업은 KT(1개), LG(4개), 네이버(3개), 삼성전자(3개), 엔씨소프트(1개), 코난테크놀로지(1개) 등이다. 카카오는 자체 LLM ‘코GPT’ 고도화에 나섰지만, 지난해 이를 포기하고 사용자 중심 AI 서비스 출시에 집중하는 것으로 방향을 바꾼 바 있다.
최승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딥시크가 시장에 충격을 준 이유는 고성능의 모델을 구현하는 데 있어 압도적으로 높은 컴퓨팅 자원이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는 함의를 던져줬기 때문이며, 이것이 오픈소스 진영인 팔로워들에게 유리한 이유”라며 “오픈소스의 강세는 주요 빅테크와 벌어진 간격을 좁힐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이사가 지난달 경기도 용인시 카카오AI캠퍼스에서 열린 if(kakaoAI)2024(이프카카오 AI 2024)’ 기조세션에서 통합 인공지능(AI) 브랜드 ‘카나나(Kanana)’를 소개하고 있다. [카카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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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서비스 등 신규 사업은 ‘바닥’에 머물고 있는 카카오 주가가 반등할 수 있는 필요충분조건이란 분석이 증권가에서 이어지고 있다.
앞서 지난달 22일 키움증권은 카카오 목표주가를 기존 4만7000원에서 4만5000원으로 소폭 하향 조정한 바 있다.
김진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에 신규 서비스 도입을 통한 경쟁력 강화가 요구된다고 진단했다.
그는 “카카오는 다수 부문별 비즈니스 영위를 통해 수 년간 성장성을 확보해 왔지만 이젠 성장이 정체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주요 캐시카우인 광고와 커머스 사업 부문의 성장세 저하도 확인되고 있다”며 “이제 본질적으로 기업가치를 높이고 중장기 재무적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경쟁력이 높은 신규 버티컬 서비스에 대한 진입이 요구되며 이를 통한 이용자 트래픽과 관여도 강화로 광고와 구독경제를 포함한 포괄적 사업적 기회 창출을 가시화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글로벌 빅테크가 인공범용지능(AGI)을 타깃하는 추론과 예측 기반의 LLM 및 서비스 준비를 시도해 관련 구독경제가 확산할 수 있는 상황은 AI 비즈니스에 대한 카카오의 경쟁 입지를 약화할 수 있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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