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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3 (월)

김효원 교수 '아이에게 딱 하나만 가르친다면, 자기 조절'[조수원 BOOK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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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서울=뉴시스] 아이에게 딱 하나만 가르친다면, 자기 조절(사진=웨일북 제공) 2025.01.3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조수원 기자 = “아이에게 국·영·수보다 자기 조절을 먼저 가르치세요. 부모가 그토록 바라던 아이의 모습이 자기 조절에서 시작됩니다.”

김효원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최근 펴낸 책 '아이에게 딱 하나만 가르친다면, 자기 조절'은 부모가 자녀의 자기 조절을 키우는 데 필요한 구체적인 방법을 안내한다.

"자기 조절은 외부 환경과 자기 내부의 자극에 반응해서 자기의 감정이나, 행동, 생각을 조절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외부의 스트레스나 내면의 격한 감정을 마주했을 때, 폭발하거나 억누르지 않고 잘 다루고 반응할 수 있는 능력이 바로 자기 조절이다. 아이가 자기 조절을 잘하려면, 스트레스를 받거나 압도되는 내적·외적 자극을 마주했을 때, 한 걸음 떨어져서 상황을 바라볼 수 있고, 행동하기 전에 생각할 수 있고, 자기 자신을 차분하게 다스릴 수 있는 능력 등이 필요하다."(21~22쪽)

김 교수는 "아이가 사회 속에서 행복하게 살아가려면 발달 단계에 맞게 배우고 성장해야 하며 스스로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성취감을 느껴야 한다"며 "가정과 학교에서 사람들과 잘 어울릴 수 있어야 하고 또래 관계에서 관심사와 감정을 나눌 친구가 있어야 하는 등 모든 과정에서 자기 조절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부모가 양육 현장에서 아이의 자기 조절을 잘 알고 활용하도록 이 책에서는 자기 조절을 감정, 행동, 인지, 관계, 즐거움과 동기의 조절, 이렇게 5가지 영역으로 구분해 설명한다. 특히 아이의 자기 조절을 키우는 실천 방법을 알려준다. 부모와 아이가 좋은 관계를 맺는 방법부터 즐거움과 동기를 조절하는 방법까지, 지금 당장이라도 실제 양육 현장에서 적용 가능한 실질적인 조언들로 가득하다.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은 삶의 모든 측면에서 영향을 준다. 감정 조절을 잘할 수 있는 아이는 목적 달성에 방해되는 감정을 잠시 분리해둘 수 있고, 짜증이나 불안에 의해 이성을 잃지 않고, 좌절을 견딜 수 있으며,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기다릴 수 있다. 그래서 가족이나 교사, 또래와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고, 장기적인 학업과 진로에서 유리할 뿐만 아니라, 신체적·정신적으로 더 건강한 사람으로 자라게 된다."(51쪽)자녀의 자기 조절 능력은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

김 교수는 자기 조절은 아이의 '정서적 안정'에서 시작한다고 조언한다. "긴장되거나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도 그 상황을 정확하게 판단하고 문제를 해결하며 새로운 것을 배우고 행동과 생각을 조절하는 능력은 모두 정서적 안정감에서 온다"고 짚는다. 그러면서 정서적 안정은 부모와의 안정된 애착 및 좋은 관계에서 비롯된다고 진단한다.

식당에서 음식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지 못하는 아이, 마트에서 자기가 원하는 물건을 안 사준다고 울고불고 난리 치는 아이, 친구들과 놀 때 자기가 하고 싶은 놀이만 고집하는 아이, 아무리 불러도 대답하지 않고 스마트폰만 들여다보고 있는 아이, 매사 그냥 다 하기 싫고 하고 싶은 게 없는 아이… 자기 조절이 부족한 아이에게 흔히 나타나는 모습이다. 대부분의 부모들이 이런 상황을 마주할 때마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른 채 아이를 무조건 달래거나 무작정 타박하는 등 극과 극으로 반응하기 일쑤이다. 모두 부모가 아이의 자기 조절을 잘 알지 못해서 벌어지는 일이다.

"부모가 제대로 훈육하지 않으면, 아이는 자기중심적이고 미성숙하며 자주 분노를 폭발하거나 욕구를 참지 못하는 사람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아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하도록 허용하는 경우, 아이는 자신의 욕구를 자제하거나 만족을 지연시키는 방법을 배우지 못한다. 충동을 조절하는 자제력도, 타인의 욕구를 고려하는 법도 배우지 못한다. 나의 욕구를 위해 타인을 괴롭히거나 이용하기도 한다."(188쪽)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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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는 아이의 첫 번째 스승이다. 아이가 세상을 배우고 성장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존재가 부모라는 의미이다. 아이가 자기 조절을 기르는 데 있어 부모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김 교수는 결국 부모가 조절할 줄 알아야 그에 걸맞은 아이를 키울 수 있다고 역설한다.

아이의 자기 조절 발달은 부모의 양육 태도와 성장 환경에도 큰 영향을 받는다. 저자는 부모가 자기 조절을 먼저 실천하고, 아이의 롤 모델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지윤이(6세, 여)는 유치원에서 친구를 때리는 행동 때문에 병원을 찾았는데, 상담 중에 “아빠도 화가 나면 저를 때리는데 왜 저는 친구를 때리면 안 되나요?”라고 말했다. 이러한 사례는 부모의 감정과 행동이 아이의 자기 조절에 얼마나 크게 작용하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이 책은 부모가 아이의 자기 조절을 공감하며 발달을 도울 수 있도록 부모 자신의 자기 조절을 살피는 과정과 방법까지 제시했다.

"사실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끊임없이 부모의 자기 조절이 함께 해야 하는 일이다. 자기 조절은 행동의 장기적 결과를 예상하면서 감정, 행동, 생각을 계속 조절해가는 과정이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특히 부모의 감정과 행동과 생각을 조절해야 하는 순간들이 많다. 아이에게 소리를 지르거나 한 대 쥐어박고 나면 뒤돌아서서 후회하고 자책하는 것이 부모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자기 조절을 잘하는 부모가 아이에게 화를 덜 내고 아이의 필요에 잘 반응해주며 문제 상황이 생겼을 때도 더 잘 해결한다. 아이는 부모가 감정, 행동, 생각을 조절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기도 모르게 그 모습을 배운다. 그래서 부모의 자기 조절은 아이의 자기 조절과 직접 맞닿아 있다."(283~284쪽〈6장 - 부모의 자기 조절이 중요하다〉 중에서)

☞공감언론 뉴시스 tide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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