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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1 (토)

'보조 배터리' 매뉴얼 따라도 화재 발견 늦으면 '무용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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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당시 기내 소화기 사용 못해…"비상대피로 대응 전환"

31일 오전 부산 강서구 김해국제공항 에어부산 항공기 화재 현장에서 프랑스 항공사고조사위원회(BEA) 관계자들이 합동 감식에 앞서 위험관리평가를 위한 현장 조사를 하고 있다. BEA는 위험관리평가를 실시한 뒤 합동 감식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2025.1.31/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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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스1) 조아서 김동규 금준혁 기자 = 28일 밤 김해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에어부산 항공기 화재 당시 짧은 시간 내에 강한 연기와 불꽃이 기내에 번져 소화기를 아예 사용하지 못한 채 비상탈출이 실시된 것으로 확인됐다.

기내 좌석 위 선반 안에서 불이 시작됐다는 승객과 승무원의 증언에 미뤄 기내 수하물 내 특정 물체에서 발화됐을 것이라는 추측에 힘이 실리면서 기내 수화물 중 단시간에 폭발적으로 발화할 수 있는 리튬이온 기반 보조배터리가 유력한 발화요인으로 꼽힌다.

이번 화재처럼 한 번 발화하면 열폭주 현상과 함께 불길이 빠르게 번지고, 쉽게 진화하기 힘든 특성 탓에 기내 반입 물품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3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기내 배터리 화재 발생 매뉴얼'은 크게 네 단계로 분류된다.

매뉴얼 1단계는 화재를 최초로 발견한 승무원이 전 승무원에게 상황을 전파한다. 2단계는 소화기로 화재를 진압한다. 3단계는 화재 진압 후 전용 용기에 물 혹은 비알코올성 액체를 채워 배터리를 담가 보관한다. 마지막 4단계는 해당 용기를 화장실에 격리 조치하고 주기적으로 점검한다.

이번 사고에서 화재를 목격한 승무원이 먼저 짐칸에 보조 배터리를 넣은 승객을 찾고, 재빨리 소화기를 가져왔다는 증언에 따르면 승무원은 보조 배터리 화재를 인지하고 매뉴얼을 그대로 수행한 것으로 추측된다.

다만 선반 안에서 연기가 난 탓에 승무원이 목격했을 때 이미 불꽃이 일고 있었고, 소화기를 가져왔을 땐 기내 안에 연기가 뿌옇게 번지는 등 사실상 화재 진화가 쉽지 않는 상황이었다. 승무원도 실제 소화기를 분사하진 않았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화재 확인 후 절차대로 진압을 위해 소화기 즉시 가져왔으나, 화재 진행 상태를 보고 비상탈출로 대응을 전환했다"며 "화재 직후 기장에게 보고하고, 유압 및 연료개통 차단한 뒤 비상탈출을 실시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화재를 인지하고 대처를 신속하게 하기 위해서라도 보조 배터리를 직접 휴대해야 한다"며 "오버헤드 빈에 있을 시 승무원이 발화 지점을 찾느라 시간을 허비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우리나라에서는 연간 연간 5~6건의 기내 배터리 화재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0월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적기 기내 보조배터리 화재 건수는 2023년 6건, 2024년 8월까지 5건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리튬이온 배터리가 유력한 발화 원인으로 꼽히는 만큼 향후 반입 규정 강화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리튬 배터리 화재의 경우 일반 화재와 달리 특수 약재나 모래로는 진압 효과가 미비하고, 화재 규모에 준하는 대량의 물을 사용하는 것이 거의 유일한 진화 방법으로 알려진 만큼 미인증 불량 배터리에 대한 보안 검색 강화, 기내 반입 시 보관 장소 지정 등 구체적인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이근영 한국교통대 항공운항과 교수는 "비행 중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리튬이온 배터리로 화재 원인이 밝혀지면 반입 규정 강화 등 별도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내 반입 배터리를 좌석 앞이나 잘 보이는 곳에 두게 하는 규정도 필요하다"며 "선반 안쪽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화재 인지가 늦어져 대처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공항 보안 검색 시 불룩하게 튀어나온 배터리 등 모양이 이상한 배터리는 열폭주 현상의 전조증상일 수 있어 걸러내야 한다"며 "공항에서 160wh 이하의 배터리만 기내 반입을 허용한다고 하는데 용량을 제대로 확인하는지 의문이기에 이전보다 강화된 배터리 보안 검색이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ase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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