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설 연휴 기간 전세계 주식시장을 뒤흔든 중국 오픈소스 인공지능(AI) 딥시크(DeepSeek)의 영향에서 우리 증시도 자유롭지 않았다. 딥시크의 등장으로 AI 인프라 투자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며, 우리 증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대형 반도체주와 전력기기 관련 종목들이 동반 급락했다. 유가증권시장 전체에서는 외국인 투자자가 현물과 선물 약 1조5000억원어치를 매도하며 주가지수를 끌어내렸다.
31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9.43포인트(0.77%) 내린 2517.37로 마감했다. 이날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47포인트(0.10%) 내린 2534.33으로 출발한 후 장중 1% 넘게 떨어지며 2500선을 내주기도 했다.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의 영향,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1월 정례회의에서의 기준금리 동결 등 연휴 기간 나온 악재를 한꺼번에 반영하며 하락세가 강해졌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이 눈에 띄었다. 외국인은 이날 현물과 선물을 각각 1조2271억원, 3413억원어치 팔며 지수의 하방압력을 높였다. 이날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도액은 지난해 9월 19일(1조1713억원) 이후 가장 컸다. 반면 개인은 현물(9632억원)과 선물(1023억원)을 합쳐 1조원 넘게 순매수했고, 국내 기관 투자자들은 현물 1963억원, 선물 229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엔비디아 밸류체인에 속하는 한미반도체도 전 거래일 대비 7400원(6.14%) 내린 11만32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삼성전자도 2.42% 하락 마감했다. 다만 최근 주가가 저점이었다는 인식이 팽배한 데다 엔비디아향 HBM3E 8단 공급 소식이 알려지며, 낙폭 확대를 방어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테크윙, AP시스템, 오로스테크놀로지 등 반도체 장비 관련 종목이 일제히 하락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설 연휴 동안 글로벌 증시를 강타한 딥시크 쇼크를 반영했다”며 “고성능 반도체와 대규모 데이터센터·전력설비 투자 모멘텀(동력)의 둔화 우려로 반도체, 전력기기 업종의 주가 변동성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딥시크의 등장이 모든 종목에 악재로 반영된 것은 아니다. 저비용 AI 모델의 상용화 기대감이 커지면서 소프트웨어 관련 업종의 주가는 올랐다. 이날 네이버, 카카오를 비롯해 이스트소프트, 더존비즈온 등 AI 소프트웨어 종목과 크래프톤, 펄어비스 등 게임주는 상승 마감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저렴한 AI 모델의 등장이 소프트웨어 업종의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업종의 주가 엇갈림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45포인트(0.06%) 내린 728.29를 기록했다.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78포인트(0.52%) 내린 724.96으로 출발한 뒤 장 후반 낙폭을 줄였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94억원, 28억원 순매수했고 개인은 283억원 순매도했다.
삼성전자가 이날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레인보우로보틱스의 기술을 활용해 로봇 개발에 나서겠다고 밝히자 레인보우로보틱스 주가가 21.26% 급등했다. 로보티즈, 하이젠알앤엠등 다른 로봇주도 올랐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 알테오젠, 에코프로비엠, HLB 등은 올랐고, 리노공업, 엔켐 등은 하락했다. 마음AI는 딥시크 기반 온프레미스 거대언어모델(LLM) 출시 준비 소식에 13%대 급등 마감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의 거래 대금은 각각 13조2550억원, 6조4천337억원을 기록했다.
김종용 기자(deep@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