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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시크(DeepSeek)가 가져올 변화... 한국엔 기회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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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 [디지털포스트(PC사랑)=나스 기자]

Deepseek가 보여준 AI 개발의 새로운 가능성

AI 혁명이라 할 수 있는 OpenAI의 ChatGPT 발표 이후, AI 기업들은 두 가지 주요 요소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첫 번째는 양질의 대량 학습 데이터다. AI는 기계 학습(Machine Learning) 기법을 통해 만들어지는데, 학습하는 데이터의 질과 양이 결과물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대규모 AI 데이터 센터를 비롯한 관련 설비들이다. 대량의 데이터를 처리하고 학습하는 데에는 막대한 컴퓨팅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Nvidia사는 관련 칩을 제조하여 주가가 상승하고, 제품 품귀 현상까지 발생하며 가격이 급등했다.



DeepSeek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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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소 투자'가 '과잉 투자'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는 편견을 극복

이에 세계적인 기업들은 다량의 데이터를 처리하고 학습하기 위해 수조 원 규모의 투자를 통해 AI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 CEO 순다르 파차이는 한 투자자가 "AI에 과도하게 투자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기술 분야에서 전환기를 겪을 때는 '과소 투자'가 '과잉 투자'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고 답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기류에 변화가 시작되었다. 2025년 1월 20일, 추론 가능한 AI 모델인 DeepSeek-R1이 등장한 것이다. DeepSeek사는 이전에 LLM(대규모 언어 모델)인 DeepSeek-V3을 공개하며 그 성능과 효율성을 입증한 바 있다. 그리고 DeepSeek-R1은 사용자 질문에 대해 '논리적으로' 추론하여 답을 제공하는 기능까지 추가되며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관련 블로그 : "중국 AI 딥시크 돌풍" 주춤하는 미국 AI 독주, 뒤처지는 한국

기계에 의한 강화 학습 기법만을 통해 결과 도출

이전에 공개된 DeepSeek-V3 모델이 텍스트 기반 작업만 수행할 수 있었다면, DeepSeek-R1은 사용자가 질문한 사항을 '논리적으로' 추론하여 답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여기에는 중요한 기술적 발전이 있었다. 기존 AI에서 추론 모델을 만들기 위해서는 사람이 AI가 제공한 답변을 보고 피드백을 주고 다시 AI에게 추론을 검토시키는 Supervised Fine-Tuning 기법이 주로 사용됐다. OpenAI의 GPT-4가 대표적인 사례다. 그러나 DeepSeek-R1은 사람이 평가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 오직 기계에 의한 강화 학습 기법만을 통해 결과를 도출했다는 점에서 큰 특징을 지닌다.



35세의 deepseek 창업자 량원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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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epSeek, RLHF(인간 피드백에 의한 강화 학습) 없이도 뛰어난 성과

기계 강화 학습 기법은 이번에 처음 활용된 것이 아니다. 전 세계에 AI 충격을 일으킨 알파고의 경우, 초기 AlphaGo는 이세돌 9단과의 경기에서 바둑 수에 대한 사람의 평가를 기반으로 기계가 이를 학습해 더 나은 수를 두는 방식, 즉 Supervised Fine-Tuning 기법으로 만들어졌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후에 나온 AlphaGo-Zero는 AI끼리 계속 경기를 통해 스스로 지식을 습득하고, 이를 바탕으로 바둑을 두는 강화 학습 기법으로 발전했다.



추론 모델의 경우, 바둑과는 달리 기계 강화 학습만으로는 명확하고 뛰어난 성능을 얻기 어려워 일반적으로 비효율성이 증가한다고 평가되어 왔다. 그러나 OPEN AI는 높은 성능을 자랑하는 GPT-3.5 모델을 개발하며, RLHF(사람에 의한 강화 피드백, Reinforcement Learning by Human Feedback)를 활용했다. 그런데 DeepSeek는 이러한 사람의 피드백 없이도 뛰어난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다.



중국에 대한 반도체 규제가 Deepseek에게는 기회가 되다

DeepSeek는 중국에서 개발된 AI 모델로, 미국은 중국의 AI 발전을 막기 위해 일정 성능 이상의 반도체 수출을 금지하는 방식으로 규제를 시행해왔다. AI 학습에는 주로 Nvidia사의 AI 전용 가속카드가 사용되며, 그중 최상위 제품인 H100은 현재 약 4천~5천만 원에 달한다. 일반적인 AI들은 이 카드를 여러 개 활용해 기계학습을 수행한다.



중국은 H100을 반도체 규제로 판매하지 못해 중국 수출 규제에 맞춰 성능을 저하시킨 H800 모델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H800 모델은 규제 없는 H100에 비해 연산 능력도 떨어지고, 특히 여러 개를 연결했을 때 기기간 데이터 전송 대역폭에서 H100보다 크게 낮아진다. 즉, 동일한 시간 내에 여러 카드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H100에 비해 크게 저하되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성과를 거둔 것은 전 세계 AI 업계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Deepseek를 수정, 80%의 사이즈를 줄여 일반 컴퓨터에서도 돌리게 만들어진 변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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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소스로 공개된 DeepSeek, 자유롭게 이용 가능

DeepSeek는 자사의 홈페이지를 통해 DeepSeek-R1을 서비스할 뿐만 아니라, 연산 결과를 오픈소스로 공개하여 누구든 해당 AI를 다운로드하여 사용할 수 있다. 실제로 일정 수준 이상의 그래픽카드를 가진 컴퓨터에서는 (비록 속도가 느리지만) 인터넷 연결 없이도 DeepSeek-R1을 다운로드하여 사용할 수 있다.



전 세계의 AI 연구자들은 공개된 DeepSeek 모델을 분석하고 이를 변형하여 다양한 목적에 적합한 AI 시스템을 개선할 수 있다. 실제로 DeepSeek-R1에서 실무용으로는 사용되지 않는 기능들을 줄이고, 일반 사용자에게 더 적합하게 만들어진 DeepSeek R1 Dynamic 1.58-bit이 공개되기도 했다.



DeepSeek가 오픈소스로 공개되며, 앞으로 다양한 변종들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때로는 더 높은 정확도를 자랑하고 용량이 증가한 버전이, 또는 특정 추론만 가능한 특화된 버전이 등장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이와 같은 변화는 AI에 대한 관심과 수요를 다시 한번 증가시킬 가능성이 크며, 결국 이는 관련 반도체 산업의 호황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 정치적 공백에 AI 혁신 하세월

이번 DeepSeek R1은 비교적 적은 자본으로도 세계 최고 수준의 AI를 개발할 수 있다는 중요한 선례를 남겼다. 기계 강화 학습과 피드백 시스템을 기반으로, 미국의 반도체 제재 속에서도 이와 같은 성과를 이루어낸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미국, 중국 등 주요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AI 분야에서 경쟁력과 투자 규모가 현저히 뒤처져 있으며, 정치적 상황까지 겹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IT 업계는 범용 AI 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가 부족한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예산 투자와 인센티브 제공이 절실하지만, 최근 야당이 올해 관련 예산을 삭감하여 통과시킨 것은 매우 아쉬운 일이다. 대통령직속 국가인공지능위원회는 개점 휴업 상태이다.

DeepSeek 사례, 한국에도 기회가 되기를

네이버 등 주요 IT 기업들이 클로바 AI 등을 통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지만, LLM(대형 언어 모델)이나 추론 모델과 같은 범용 AI 개발은 규모의 경제나 R&D 예산 등 여러 측면에서 어려움이 있어, 이에 대한 투자가 활발히 이루어지지 않는 현실이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DeepSeek R1은 AI 개발이 폐쇄적이고 고액 연봉 중심의 그들만의 돈잔치가 아닌,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많은 기업들이 새로운 AI 방법론을 도입하며 각국은 이를 선도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모색하게 될 것이다.



이는 후발주자인 한국에도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 DeepSeek가 기존의 대규모 컴퓨팅 파워를 통한 학습 방식이 아닌, 기계 강화학습이라는 새로운 방법론과 아이디어에 투자하며 저렴한 비용으로 세계적인 AI에 도전할 수 있음을 보여준 만큼, 한국 역시 기존 업계의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혁신적인 방법론을 연구하고 이에 투자함으로써 더 나은 AI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에서 민관의 과감한 투자와 협력이 더해져 세계적인 AI가 탄생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 기사는 digitalpeep님의 네이버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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